지난 10일, 존스크릭시에서 주최하는 ‘용의 해’ 음력설 축제(City of Johns Creek Lunar New Year festival)가 개최됐다. 조지아에선 설날 축제를 개최하는 유일한 도시이다.
축제는 존스크릭에 위치한 Atlanta Athletic Club 건너편 대형 필드에서 열렸으며, 야외 무대와 각종 음식 및 문화체험 부스가 마련됐다.
설날을 맞이한 아시안을 비롯해 현지인들도 비가 추적이는 궃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가족들과 축제를 찾아 북적였다. 존스크릭 경찰이 도로 정리에 나섰고, 주차 요원들이 시민들의 입·퇴장을 도와 많은 차량들이 질서있게 움직였다.
오후 12시부터 4시까지 야외 무대에선 아시안 문화권의 전통 무용과 무술, 음악 공연이 빈틈없이 이어졌다. 대부분이 중국 문화 공연이었지만 오후 1시엔 애틀랜타 한국문화원이 <나의 아름다운 나라>에 맞춰 한국 고유의 단아하고 다채로운 매력의 부채춤을 선보였고, 오후 4시쯤 노스뷰 고등학생들의 k-pop 공연도 빠지지 않았다. 한국계 미국인 배우인 제니 강(Jenne Kang)이 오프닝 행사에 참여해 축사를 전했고 행사장엔 케이팝이 계속해서 흘러나왔다.
축제를 찾은 한 현지인은 “(부채춤이) 중국 무용과 무엇이 다른지 잘 몰랐는데, 직접 보니 다른 것이 느껴지고 아름답다”고 소감을 전했다.
[애틀랜타 한국문화원이 <나의 아름다운 나라> 부채춤 공연을 하고 있다.]
아쉬운 점은 부스들 중 한국 음식이나 문화를 체험해볼 수 있는 곳이 하나도 없었다는 것이다. 한국, 중국, 베트남, 필리핀 등에서 음력설은 일년 중 가장 중요한 명절 중 하나로 꼽히는데, 대부분의 부스가 양꼬치, 만두, 에그롤, 버블티 등 중화권 음식을 판매하고 있었고 문화 체험이나 홍보 부스 역시 중국 문화 위주였다.
설날의 영문 표기가 기존엔 ‘중국 설(Chinese Lunar New Year)’로 널리 쓰이다가 최근에서야 ‘음력 설(Lunar New Year)’로 표기하자는 움직임이 퍼지기 시작했다. 구글 캘린더, 유엔, 지역 언론에서도 ‘중국 설’로 표기됐다.
[10일 존스크릭 경찰이 한국어로 ‘설 선물’이라고 적힌 게시글을 페이스북에 게시했다.]
하지만 최근 변화가 일기 시작해 지난해 시작된 존스크릭시 설 축제도 ‘중국 설’이 아닌 ‘음력설 축제’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10일 존스크릭 경찰은 축제에 앞서 한국어로 ‘설 선물’이라고 적힌 페이스북 게시글을 올리며 한국인들에게 설을 축하한 바 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번 설 축제의 컨텐츠들은 여전히 ‘중국 설’에 머물러있었다. 이번 축제에 대해 잔스크릭 존 브래드베리 시장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되길 바란다”고 전한 만큼 내년도 축제엔 다함께 설을 기념하고픈 한국인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에 관심있는 사람들을 위한 ‘즐길 거리’가 마련돼야 할 것이다.
[‘알록달록’ 전통 복장을 입고 축제를 찾은 시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