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레몬, 트위터에 “당황스럽다”…폭스뉴스도 간판 앵커 터커와 결별
미국 CNN 방송이 “여성의 전성기는 40대까지”라는 성차별적 발언으로 논란이 된 앵커 돈 레몬(57)을 사실상 퇴출했다.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CNN은 이날 성명을 통해 레몬과의 계약 종료 사실을 밝혔다.
CNN은 “레몬은 영원히 CNN 가족의 일부로 남을 것”이라며 “앞으로의 활약도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CNN은 레몬에게 계약 종료 사실을 이날 오전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등 사실상 퇴출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당사자인 레몬도 트위터에 “17년간 CNN에서 일했는데 경영진 중 누구도 내게 먼저 이야기를 해주지 않았다”며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레몬은 최근 8년간 황금시간대에 CNN의 대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간판 앵커로 활약했다.
그러나 지난 2월 공화당 대선 경선 출마를 선언한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미국대사의 ’75세 이상의 정치인 정신 능력 검사 의무화’ 발언을 비판하던 중 “여성은 20~30대, 혹은 40대가 전성기”라고 말해 물의를 일으켰다.
당시 여성 공동 진행자가 이 발언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레몬은 “사실을 말한 것일 뿐”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자신의 발언이 사회적으로 논란을 일으키자 레몬은 “타인에게 상처를 입히려고 한 이야기가 아니다”고 사과했지만, 크리스 릭트 CNN 최고경영자(CEO)가 “조직에 큰 상처를 입혔다”며 분노를 표명하기도 했다.
NYT는 소식통을 인용해 레몬의 성차별 발언이 CNN 경영진의 계약 종료 결정에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고 전했다.
또한 CNN 경영진은 레몬이 최근 방송에서 공화당의 또 다른 대선 도전자 비벡 라마스와미와 흑인 역사 등 일부 현안에 대해 거칠게 자신의 주장을 편 것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평가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미국 내 시청률 1위인 폭스뉴스도 이날 간판 앵커인 터커 칼슨(53)과의 계약 해지를 발표했다.
보수파 정치평론가로 언론계에 발을 딛은 뒤 지난 2016년 말부터 폭스뉴스의 대표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된 칼슨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로도 거론될 정도로 대중적인 인기가 높은 인물이다.
그는 방송에서 인종 간 갈등과 이민 등 각종 현안에 대해 극도로 보수적인 주장을 폈다.
특히 그는 최근 폭스뉴스가 7억8천750만 달러(약 1조 원)라는 거액을 배상한 ‘2020년 대선 조작론’의 적극적인 전파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이날 폭스뉴스의 계약 해지 발표에 대해 칼슨은 따로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역시 먼저 통보를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는 SNS에 “OMG”(맙소사)라는 짧은 글을 올렸다.
한편 이날 뉴욕 증시에서 폭스뉴스의 모기업인 폭스 코퍼레이션의 주가는 칼슨의 계약 종료 사실이 발표된 직후 3% 가까이 폭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