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앞으로 다가온 미 대선의 향후 판세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되는 첫 TV토론(10일)을 앞두고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5일 자신만의 방식으로 본격적인 토론 대비에 들어갔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TV 토론이 열리는 펜실베이니아주로 이동했다.
그는 이날 낮 피츠버그 공항에 도착해 존 페터먼 상원의원(펜실베이니아) 부부의 환영을 받았으며 이후 시내 숙소로 이동했다고 백악관 풀 기자단이 전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 곳에 사실상 ‘토론 캠프’를 차리고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진행되는 토론 전까지 본격적인 토론 준비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첫 토론 전 ‘캠프 데이비드’에서 두문불출했던 조 바이든 대통령과 달리 해리스 부통령은 지역 사회에서 선거운동도 병행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CNN 등은 보도했다.
토론 준비에는 실제 토론 시간인 90분간 진행되는 모의 토론도 포함돼 있다.
모의 토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대역은 지난 2016년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참모였던 필리프 라이너스가 맡고 있다.
그는 힐러리 전 장관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경쟁했던 2016년 대선 때도 ‘트럼프 대역’을 맡은 바 있다.
토론 준비팀에는 선거 토론 전문가 캐런 던 변호사, 로히니 코소그루 정책고문, 셰일라 닉스 선거대책위 비서실장, 선거전략가 숀 크레크 등이 포함돼 있다고 미국 언론은 전했다.
해리스 부통령 주변에서는 모의 토론 때 해리스 부통령을 공격적이고 짜증 나게 몰아붙일 것을 조언하고 있다.
토론팀은 동시에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도발에도 토론 무대에서 차분하고 대통령답게 행동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달 워싱턴 DC 소재 자신의 모교인 하워드대에서 모의 토론을 하는 등 일찌감치 토론 준비에 나선 상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도 뉴욕의 이코노믹 클럽에서 정책 연설을 하는 등 토론을 앞두고도 계속해서 선거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7일에는 위스콘신주에서 유세하는 등 지난 6월말 바이든 대통령과의 토론 때처럼 ‘토론 준비 올인’과는 거리가 먼 행보를 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한 인터뷰에서 “나는 평생 이 토론을 준비해왔다”면서 “(토론 준비를 위해) 할 일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고 뉴스위크 등이 전했다.
그는 이 과정에 지난 2012년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밋 롬니 상원의원을 거명하며 “밋 롬니처럼 통나무집에 앉아있을 수는 없다”면서 “롬니가 통나무집에 4주 동안 있다가 나와서 말을 (잘) 못했던 것을 기억하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에도 모의 토론 대신 ‘정책 세션’을 통해 토론을 대비하고 있다.
일부 세션에서는 보좌관들이 사회자처럼 행동하기도 하지만 대체로는 정책 브리핑이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가끔 이에 대해 질문하는 형식이라고 미국 언론은 전했다.
정책 세션은 제이슨 밀러 트럼프 대선캠프 선임고문, 연설문 담당 빈스 헤일리, 스티븐 밀러 전 백악관 선임보좌관 등이 돕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과의 토론 준비를 도왔던 맷 게이츠 하원의원은 이번에도 같은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이번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 민주당 출신 털시 개버드 전 하원의원이 토론 대비에 합류했다. 개버드 전 하원의원은 2020년 대선을 앞두고 진행된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당시 대선주자였던 해리스 부통령을 몰아붙인 바 있어서 ‘해리스 저격수’로 트럼프 캠프 안팎에서는 통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토론 전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 뉴저지주 베드민스터 골프클럽, 뉴욕 트럼프타워를 오가면서 정책 세션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토론을 통해 이민과 인플레이션 등에서 바이든 정부의 정책이 실패했고 해리스 부통령도 책임이 크다는 점을 부각한다는 방침이다.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TV 토론은 미국 동부 시간으로 오는 10일 오후 9시부터 90분간에 걸쳐 ABC 방송 주최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