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트럼프 의원에 전화하려다 잘못걸어 전략 노출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 미국 워싱턴DC 의회 의사당에 시위대가 난입한 지난 6일(현지시간) 오후 2시 공화당 소속 마이크 리 상원의원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대통령입니다. 토미 튜버빌 의원이신가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화번호를 잘 못 알고 전화를 걸었다고 CNN이 리 의원 보좌관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리 의원은 같은 장소에 있던 튜버빌 의원을 찾아 트럼프 대통령이 걸었다며 전화기를 건넸다.
당시 상원 회의장에 있던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를 피해 다른 회의실로 대피한 상태였다고 한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튜버빌 의원과 약 10분간 통화하며 선거인단 투표 결과에 추가로 반대 의견을 표명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 인준을 더 늦춰달라고 했다는 게 CNN의 설명이다.
올해 앨라배마 상원의원 선거에서 당선된 튜버빌 의원은 선거에 문제가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동조하는 입장을 보였다.
시위대 난입 사태에 상원의원들의 안전을 위해 또 다른 장소로 이동시키면서 전화 통화는 끝났던 것으로 전해졌다.
CNN 보도대로라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의사당이 뚫린 시간에 이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기보다 선거인단 투표 결과 발표를 늦추기 위해 상원의원들에 대한 직접 설득에 나선 셈이 된다.
리 의원에게는 오후 7시 또 다른 전화가 걸려왔다.
이번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었다. 리 의원이 전화를 받지 못하자 줄리아니 전 시장은 음성 메시지를 남겼다고 한다.
리 의원 측은 줄리아니 전 시장도 튜버빌 의원의 번호를 잘 못 알고 리 의원에게 전화했던 것이라고 CNN에 확인했다.
줄리아니 전 시장은 “튜버빌 의원이시죠?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사입니다”라고 소개한 뒤 “오늘 오후 8시에 의회 회의가 다시 소집 예정일 텐데 되도록 내일까지 이를 연기했으면 한다”고 메시지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튜버빌 의원은 이 같은 사실이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지기 전까지 줄리아니 전 시장이 전화했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대가 난입한 당일 오후 의회가 재소집된 후에도 상원의원들에게 선거인단 투표 인증을 막아달라고 요청했다고 CNN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