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세계의 수도’로 불리는 미국 뉴욕시와 경제, 사회, 기후,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협력을 확대한다.
북미 출장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18일 뉴욕시청에서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과 면담하고 이런 내용의 친선도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오 시장은 면담에서 “윤석열 정부가 시작되고 나서 안보를 넘어 문화와 경제, 과학기술 동맹에 이르기까지 한미 관계가 다방면에 걸쳐 깊어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만큼 우리가 함께할 분야가 많아졌다는 것을 뜻하고 이런 때 서울시와 뉴욕시가 친선 우호 관계를 맺게 돼 매우 뜻깊다”면서 “오늘을 계기로 해 양 도시가 함께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도시 경쟁력을 발전시켜나가는 관계가 마련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애덤스 시장은 “미국의 서울이 바로 뉴욕시”라며 “환경과 재생에너지, 신기술 분야에서 양 도시가 협력할 수 있는 바가 굉장히 크다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미국에 한국이 갖는 의미가 크듯이 뉴욕에 서울이 갖는 의미도 크다”며 “국가 간의 관계만큼이나 도시들의 협력도 중요한 만큼 앞으로 뉴욕과 서울의 관계가 도시 간 협력의 나침반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면담에서는 서울의 시정 철학인 ‘동행·매력 특별시’ 핵심 정책을 소개하고 약자를 위한 두 도시의 주요 정책에 관해 의견을 나누는 시간도 마련됐다.
경찰 출신의 흑인 정치인 애덤스 시장은 서울시의 ‘약자와의 동행’과 유사하게 일자리·안전·주택·돌봄을 행정 키워드로 두고 유색인종, 이민자 등 사회적 약자를 적극적으로 포용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는 유엔본부를 비롯한 수많은 국제기구, 다국적 기업, 문화예술기관이 자리 잡은 뉴욕시와의 친선 결연을 계기로 서울의 매력과 가치를 전 세계적으로 적극 홍보할 계획이다.
뉴욕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비를 찾아 묵념하는 오세훈 시장 [서울시 제공.]
면담에 앞서 오 시장은 뉴욕 맨해튼 배터리파크 내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비를 찾아 헌화하고 묵념하며 한국전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을 기렸다.
정전 70주년과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추진된 이번 방문에는 박근실 대한민국 참전유공자회 뉴욕지회 회장, 살 스칼라토 한국전쟁 미 참전용사 총회 뉴욕지회 회장, 김광석 뉴욕한인회 회장 등이 함께했다.
1991년 미국 내 최초로 헌정된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비는 한동안 미국에서 1·2차 세계대전과 베트남 전쟁에 비해 관심을 받지 못해 ‘잊혀진 전쟁(The Forgotten War)’이라 불린 한국전쟁을 알리고 미군과 유엔군의 희생을 기리기 위해 설립됐다.
기념비에는 22개 참전 국가의 국기와 국가별 사상자 수가 모자이크식으로 조각돼 있다.
서울시는 이번 방문 참배를 계기로 지자체 차원의 한미동행 강화 노력에 동참하는 한편 참전용사와 보훈대상자에 대한 예우와 생활지원을 강화하는 ‘보훈 시정’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호국보훈의달 6월 참전용사에 감사의 뜻을 담은 대시민 홍보영상을 제작한 데 이어 국가유공자 참전명예수당 인상과 보훈예우수당의 지급범위 확대 등 개편을 추진 중이다.
오 시장은 헌화 후 한국전 참전용사들과의 오찬에서 “70년 전 이름도 몰랐던 지구 반대편 작은 나라의 평화 수호를 위해 숭고한 목숨을 바친 4만여명의 영령을 추모하고 자유민주주의 수호와 대한민국 번영의 씨앗을 만들어준 참전용사들의 헌신과 희생에 깊은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대한민국은 원조받던 나라에서 국제사회에 기여하는 유일한 나라로 성장했다”면서 “서울시도 국제사회 기여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물적·경제적 역할을 키워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