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주 한 중학교의 대면수업 모습
[AP=연합뉴스]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조금씩 학교 정상화에 나서지만 아시아계 학생들의 복귀율이 낮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 국면에 접어든 것과 맞물려 화상 수업을 대면 수업으로 서서히 전환하고 있지만 아시아계의 교실 실종 현상이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뉴욕시의 경우 아시아계 학생 비율이 18%지만 대면 수업 복귀 학생 중에서는 12%에 불과했다.
테네시주에선 아시아계 학생의 복귀 비율은 절반에 못 미치지만, 백인 학생의 복귀율은 3분의 2에 달한다.
시카고 역시 백인 학생은 3분의 2가 대면 수업을 택했지만 아시안과 흑인, 라틴계 학생은 3분의 1만이 이 결정을 했다.
버지니아주의 가장 큰 지역인 페어팩스 역시 아시아계의 30%만이 대면 수업을 신청해 인종별로 복귀율이 가장 낮았다.
WP는 아시안 가정의 30%가 여러 세대가 함께 사는 다세대 가구라는 점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봤다. 이 비율은 백인 가구의 2배 수준인데, 학교에 다녀온 아이가 노년층에 바이러스를 전파할 가능성을 우려한다는 것이다.
WP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표적이 되는 것에 대한 불안감 역시 아시아계 학생의 낮은 대면 수업 복귀 원인이라고 해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 ‘쿵푸 바이러스’라고 지칭한 이후 아시아계 미국인의 우려가 커지고, 실제로 이들을 향한 증오범죄가 잇따르고 있다는 보도도 이어진다.
WP는 이런 분위기가 자녀의 학교 복귀를 저울질하는 가족에 지대한 파급효과를 미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뉴욕의 지하철에서 괴롭힘을 당한 뒤 자녀의 대면 수업을 원격 수업으로 전환한 엄마의 사례, 아파트 밖을 나가기가 두려울 경우 수업용품을 집에 배달하도록 자금을 지원하는 학교 사례를 들기도 했다.
미국에서 아시아계는 인구 비중 상 6%지만 의사의 18%, 간호사의 10%를 차지한다. 의료 종사자가 많다 보니 다른 인종에 비해 코로나19를 경험했을 가능성이 더 크고, 이것이 자녀들의 학교 복귀를 늦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W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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