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성 매독’ 신생아 급증…10년새 10배 늘어

미국에서 매독에 걸린 채 태어난 신생아 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발표된 질병통제예방센터(CDCP) 자료에 따르면 2022년 미국에서 3천761건의 선천성 매독 사례가 보고됐다. 사산 231건(6%), 영아 사망 51건(1%)을 포함한 수치다.

미국 내 선천성 매독은 335건이었던 2012년에 비하면 10배가 늘었다.

CDCP는 이 중 약 90%는 임산부가 적절한 시기에 검사와 치료를 받았다면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선천성 매독 신생아의 약 38%는 산전진료를 받지 않은 여성에게서 태어났다. 산전진료를 받았더라도 이 중 약 30%는 매독 검사를 한 번도 하지 않았거나 너무 늦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매독 검사에서 양성으로 확인된 여성의 88%가 적절치 않거나 기록에 남지 않은 치료를 받은 여성, 또는 아예 치료를 받지 않은 여성이었다.

임신 중 매독은 유산, 사산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아기가 살아남더라도 귀나 눈이 멀거나 심각한 발달지체를 겪을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은 미국 내 공공보건 시스템의 붕괴로 진단된다.

CDCP의 성병 예방 분과 최고 의료 책임자인 로라 바크먼은 일간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신생아 매독이 계속해서 늘고 있고, 상황이 심각하다”며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바크먼은 “(선천성 매독) 1건도 공공보건 인프라의 붕괴를 보여주는 것인데 이제는 그 사례가 3천700건”이라고 말했다.

전국 성매개질환(STD) 이사 연합은 선천성 매독 증가는 자금 삭감과 관료주의적인 장애물로 가속화된 ‘부끄러운 위기’라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이를 근절하기 위한 연방자금 10억달러(약 1조3천억원)와 백악관 내 매독 대응 조정관 신설을 요구했다.

CDCP는 과거 전문가로 팀을 구성, 그동안 임신 여성들에게 검사나 치료받도록 하고 이를 추적해왔지만, 최근 몇 년간 담당 부서가 사라졌다.

미시시피대 보건대학원 존 D.바우어 학장은 “공공보건 인프라를 해체하면서 나쁜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우리같이 부유한 나라에서 이런 건강 상태에 있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미국 내 매독은 약 20년 전에는 거의 사라졌다가 2017∼2021년 74% 급증, 17만7천건에 이른다.

다른 성매개감염(STI)도 증가 추세다. 2021년 클라미디아 160만건, 임질 70만건이 보고됐다.

매독 감염 사례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도 늘고 있었지만, 특히 최근 몇 년간 정기적인 예방 진료 감소, 원격 산전 진료 증가, 진료 시간 단축 등으로 상황이 악화했을 수 있다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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