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질문 대신 사진 보여주며 “묘사하라”…역사문제는 단답형→선다형
시민권 신청자가 치르는 시험이 앞으로 더 어렵게 바뀌면서 영어 실력이 낮은 이들이 미국 시민이 되는 게 쉽지 않아질 전망이라고 AP통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민국(USCIS)은 2008년에 마지막으로 변경한 시민권 시험을 15년만에 업데이트하기로 했으며 새 시험을 올해 후반기에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 시험에서는 영어 말하기 영역이 더 어려워진다.
현재는 시험관이 시민권 신청자를 인터뷰하면서 영어 말하기 능력을 평가하는 데 응시자가 이미 귀화 신청 서류에서 답한 개인 정보에 대해 질문하기 때문에 답변하기가 쉬운 편이다.
그러나 새 시험에서는 시험관이 날씨나 음식, 행동 등 일상적인 상황을 담은 사진들을 보여주면 응시자가 그 내용을 영어로 묘사해야 한다.
또 다른 변화는 미국 역사와 정부에 대한 지식을 시험하는 영역으로 문제 양식을 현재의 단답형에서 선다형으로 바꾼다.
그러나 새 양식에서는 응시자가 직접 질문을 읽고 남북전쟁, 멕시코-미국 전쟁, 한국전쟁, 스페인-미국 전쟁 등 미국이 1800년대에 치른 전쟁 3개를 포함한 4개 선택지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
정답을 맞추려면 질문을 먼저 이해하고, 1900년대에 치른 전쟁 5개를 모두 알아야 하기 때문에 난도가 더 높다.
전문가들은 영어를 잘 못하거나 교육 기회를 누리지 못한 난민, 고령 이민자, 장애인 등이 새 시험을 통과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연방법은 대부분 시민권 신청자에게 일상적인 영어 말하기, 읽기, 쓰기 능력과 미국 역사와 정부에 대한 지식을 입증할 것을 요구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인 2020년 시민권 시험을 더 길고 어렵게 만들었으나 이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하고서 원상 복구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