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19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관세 정책의 영향을 부분적으로 받아 인플레이션이 상승하기 시작했으며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지연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관세 충격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가능성을 기본 시나리오로 본다면서도 정책 변화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이 이례적으로 높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4.25∼4.50%로 동결한 뒤 연 기자회견에서 최근 물가 지표에 대해 “인플레이션이 현재 상승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부분적으로 관세에 대한 반응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중 인플레이션의 추가 진전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연준은 이날 공개한 수정 경제전망(SEP)에서 2025년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상승률 전망치를 종전 2.5%에서 2.7%로 상향 조정했다.
다만, 2026년도 전망치는 2.1%에서 2.2%로 0.1%포인트 올렸고, 2027년도 전망치는 종전의 2.0%에서 조정하지 않았다. 관세 충격이 일시적일 것이란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파월 의장은 “경제 전망은 항상 불확실성의 영향을 받지만 오늘날의 불확실성은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책 변화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좀 더 분명해질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관세 충격을 일시적으로 보냐는 질문에는 “그것이 일종의 기본 시나리오라 생각한다”며 “하지만 실제로 그것을 알 수는 없으며 상황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되는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장세 약화와 인플레이션 상승이 서로 상쇄되는 효과가 있다는 점이 통화정책 경로에 변화가 없는 배경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또 “인플레이션이 우리의 조치 없이 빠르게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면 때론 그런 인플레이션을 간과하는 게 적절할 수 있다”며 “관세 인플레이션의 경우에도 그럴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는 관세 인플레이션이 상당히 빠르게 지나갈지에 달려 있다”며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가 안정적인지에도 중요하게 좌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설문조사에서 단기 인플레이션 기대가 상승한 것과 달리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는 안정적이라고 강조했다.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일 수 있다는 파월 의장의 언급은 팬데믹 이후 물가상승률이 급등하던 2021년 이후 다시 등장한 것이다.
파월 의장은 지난 2021년 인플레이션 급등을 공급망 교란에 따른 일시적 충격이라고 판단했다가 통화정책 대응을 실기(失期)했다는 혹독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한편, 파월 의장은 경기침체나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침체)을 우려할 상황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경기침체 확률이 상승했다는 월가 분석에 대한 질문에 “복수의 경제 전망가들이 침체 확률을 다소 올렸지만, 여전히 상대적으로 완만한 수준”이라면서 “(침체 확률이) 올라가긴 했지만 높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197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 질문엔 “현재 우리는 실업률이 완전고용에 근접한 4.1%를 유지하는 동안에도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에서 2%에 가깝게 둔화하는 상황에 있다”며 “우리가 (1970년대의) 그런 상황과 비교할 만한 상황에 직면했다고 보진 않는다”라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