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서 95% 이상 득표…민주당의 ‘콘크리트 지지’ 재확인
바이든 “극단적 트럼프 위험”…공세 수위 높이며 反트럼프 표심결집 잰걸음
11월 미국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3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진행된 첫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압승했다.
공화당 소속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이어 민주당의 바이든 대통령도 대선 후보 경선에서 사실상 후보직을 확정하는 수순에 들어가면서 미국 대선은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간 본선 대결로 급속하게 재편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스캐롤라이나 민주당 프라이머리(예비선거) 결과, 이날 저녁 9시13분 기준으로 개표가 65% 진행된 가운데 96.3%를 득표했다.
다른 후보인 작가 메리앤 윌리엄슨 후보와 민주당 딘 필립스 하원의원은 각각 2%, 1.7%를 얻는 데 그쳤다.
바이든 대통령의 득표율은 이날 개표 시작 때부터 96% 수준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뉴햄프셔주에서 진행된 비공식 민주당 프라이머리에서 받은 표(64%)보다 월등하게 많은 수치다.
민주당 전국위는 이번에는 첫 경선을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진행키로 결정했으나 뉴햄프셔주는 이에 불복해 자체 일정대로 지난달에 프라이머리를 진행했다.
이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은 당시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으며 유권자들은 기명 투표 방식으로 바이든 대통령에게 한 표를 행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진행된 민주당의 첫 경선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압승함으로써 본선 경쟁력에 대한 당 일각의 회의론을 잠재울 수 있게 됐다는 측면에서 무엇보다 의미있는 승리로 분석된다.
특히 사우스캐롤라이나는 전체 유권자의 26% 정도가 흑인이라는 점에서 이번 경선은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흑인 유권자의 지지도를 확인하는 차원에서도 관심을 받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대선 때 흑인 유권자 91%의 지지를 받았으나 최근 지지세가 약화한 상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난 여러분이 우리를 다시 대선 승리로,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를 다시 패배자로 만드는 길에 올려놨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대학서 지지 호소하는 해리스 미국 부통령
바이든 대통령이 첫 경선에서 압도적으로 승리, 절대적 대세를 확인하면서 남은 경선도 기존 예상대로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직을 확정하기 위한 절차 차원에서 진행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네바다(6일), 미시간(27일) 등에서 후보 경선을 진행한 뒤 올 8월 전당대회에서 공식적으로 대선 후보를 선출할 예정이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아이오와주 및 뉴햄프셔주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압승하면서 사실상 대선 후보 자리를 굳혔다.
마지막 남은 도전자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는 이달 24일 사우스캐롤라이나 공화당 프라이머리에서 반전의 계기를 만들겠다는 기대를 걸고 계속 선거 운동을 하고 있으나 여전히 30% 포인트 가까운 차이로 밀리는 상태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화당 경선 초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압승하며 자신과의 ‘리턴매치’ 가능성을 굳혀 나가자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면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그는 이날도 델라웨어주 대선 캠프를 찾은 자리에서 “행동 면에서 2020년보다 더 나빠졌다”라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했다.
그는 또 엑스에 올린 글에서도 “우리나라를 분열하고 퇴행시키려고 결심한 극단적이고 위험한 목소리들이 나라에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가 그들을 이끌고 있다”면서 “우리는 그렇게 되도록 둘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 수위를 끌어올리는 것은 반(反)트럼프 표심을 결집하려는 본선 전략 차원으로 풀이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밀리는 상태지만, 퀴니피액대의 지난달 말 조사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낙태 이슈가 이번 대선의 중요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여성 유권자들의 지지가 결집한 것이 바이든 대통령의 우세 이유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