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사회정의 혼란 야기”…징역 150일·보호관찰 30개월 판결
시카고에서 ‘동성애자·흑인 혐오범죄 자작극’을 벌인 혐의로 특별검사 수사까지 받은 배우 저시 스몰렛(39)이 결국 실형을 선고받았다.
시카고를 관할하는 일리노이주 쿡카운티 형사법원은 10일(현지시간) 선고 공판에서 스몰렛에게 징역 150일, 보호관찰 30개월에 벌금 2만5천 달러(약 3천만원)를 부과하고, 과징금 13만 달러(약 1억6천만원)를 시카고 시에 내라고 명령했다.
사건 발생 3년, 쿡카운티 검찰이 스몰렛을 기소했다가 돌연 철회해 파문이 일어 특검 수사가 시작된 지 2년 9개월 만의 판결이다.
스몰렛은 작년 12월 열린 재판에서 경찰에 허위 피해 신고 및 거짓 진술을 한 사실과 관련한 5개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받았다. 그는 최고 징역 3년 형에 처해질 수 있었다.
그러나 변호인단은 “스몰렛에게 중범죄 전과가 없고 지금 받는 혐의도 비폭력 범죄”라면서 선처를 호소했다.
제임스 린 판사는 “스몰렛의 삶이 이미 크게 손상됐고 유명인으로서 이미 가혹한 처벌을 받았다는 점을 이해한다”면서도 “동성애자 혐오 인종차별 피해를 꾸며내 사회정의에 대한 혼란을 야기했다”고 실형 선고 배경을 설명했다.
인기 드라마 ‘엠파이어'(Empire)에 출연한 스몰렛은 2019년 1월 촬영지 시카고에서 혼자 밤길을 가던 중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 지지자로 추정되는 남성 2명으로부터 흑인·동성애자 혐오범죄 피해를 봤다고 신고했다.
그는 얼굴에 상처를 입고 목에 올가미가 감긴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리고 용의자들이 인종차별 욕설과 함께 트럼프 캠페인 구호(MAGA)를 외치며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대선 출마를 준비 중이던 조 바이든·카말라 해리스 등 민주계 유력 정치인들이 성소수자 혐오·인종차별을 규탄하고 스몰렛에 대한 지지를 표하면서 사태는 정치적 이슈로 부상했다.
하지만 경찰 수사 결과, 용의자들은 엠파이어 단역배우인 흑인 형제이고 이 중 한 명은 스몰렛의 헬스 트레이너인 사실이 확인됐다. 용의자들은 돈을 받고 스몰렛의 자작극을 도왔다고 자백했다.
결국 쿡카운티 검찰은 스몰렛을 16건의 중범죄 혐의로 기소했으나 한 달 만에 킴 폭스 검사장(민주)이 돌연 공소를 취하해 파문이 일었다.
폭스 검사장이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영부인 비서실장을 지낸 티나 첸 등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스몰렛에게 면죄부를 준 사실이 알려져 스몰렛과 오바마 부부의 친분에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트럼프 당시 대통령은 연방 법무부에 공소 취하 배경을 살펴보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법원은 특검제 도입을 결정했고, 재수사에 나선 특검은 스몰렛이 자작극을 계획하고 직접 참여했으며 경찰에서 허위 진술을 여러 차례 반복한 혐의가 있다고 재기소했다.
아울러 폭스 검사장에 대해서는 “권력층 청탁을 받고 스몰렛을 비호했으며 거짓 발표로 대중을 오도했다. 검찰 권력을 남용하고 사건 처리에 실패했다”는 이유로 일리노이 법조인 징계위원회에 고발했다.
시카고 시는 스몰렛의 허위 신고로 경찰관 26명이 3천 시간을 투입해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한 수사를 벌였다며 초과근무 수당 13만 달러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해 놓은 상태다.
또 자작극에 동원된 흑인 형제는 스몰렛 변호인단에 의해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