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쿠바, 워싱턴서 이민 협상…최 고위급 만남

쿠바 아바나의 미국대사관

미국과 쿠바가 이민 문제를 논의하는 고위급 회담을 연다.

쿠바 외교부는 19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오는 21일 미국 워싱턴에서 쿠바와 미국 대표단 간 새로운 이민 대화가 열린다”며 카를로스 페르난데스 데코시오 외교차관이 쿠바 대표단을 이끈다고 밝혔다.

이번 회동은 조 바이든 미국 정부 출범 이후 양국 간 이뤄지는 최고위급 협상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설명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양국이 이민 문제를 놓고 마주 앉는 것은 도널드 트럼프 전 정권 때인 2018년 7월 이후 4년 만이다.

이번 이민 협상은 쿠바의 경제난 속에 미국행을 감행하는 쿠바인들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에 따르면 지난 6개월간 미·멕시코 국경을 통해 밀입국한 쿠바인은 7만9천800명으로, 2021 회계연도(2020년 10월∼2021년 9월) 전체의 2배가량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2020 회계연도와 비교하면 5배 급증했다.

미국은 2017년 쿠바 주재 자국 외교관들에게 이른바 ‘아바나 신드롬’으로 명명한 괴질환이 나타난 이후 주쿠바 대사관 인력을 대거 철수시키고 비자 업무를 중단했다.

이 때문에 쿠바인이 정식으로 미국에 입국하려면 가이아나 등 다른 나라 미 대사관에 가야 하는데, 비용 등을 고려할 때 쉽지 않은 일이어서 무단 입국을 택하는 이들이 많아진 것이다.

특히 지난해 11월 니카라과가 쿠바인에게 비자를 면제해주기로 한 이후 다른 중미 국가를 거쳐 육로로 미국에 가려는 이들이 더 늘어났다.

아울러 카리브해를 건너 미국 플로리다로 가려는 쿠바인들의 항해도 끊이지 않고 있다.

쿠바 당국은 질서 있는 이민을 지지한다며, 불법 이민이 증가한 데에는 미국의 경제 제재와 대사관 업무 중단 등이 그 원인이라고 주장해왔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쿠바 주재 대사관에 인력을 추가로 파견하고 비자 업무도 일부 재개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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