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계 노인들 ‘증오범죄’ 공포 확산

코로나 기간 亞 증오범죄 1만905건…60세 이상 대상 824건

증오범죄 노출된 노인 중 58%는 모욕·따돌림, 26%는 폭행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 내 아시아계 노년층을 중심으로 증오범죄에 대한 물리적 공포가 한층 심화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9일(현지시간) 비영리단체 ‘아시안 증오범죄 중단'(Stop AAPI Hate)과 미국은퇴자연합의 공동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팬데믹이 본격화한 2020년 3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이 단체에 보고된 아시아인 증오범죄는 모두 1만905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824건이 60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한 증오범죄에 해당했다.

보고서는 특히 증오범죄의 표적이 된 이들 노년층의 대부분이 “미국이 아시아계에 한층 물리적으로 위험한 곳이 되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됐다”면서 “팬데믹 이전에도 취약 계층이었던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팬데믹을 거치며 한층 안전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시아 증오범죄는 도심 밀집지역에 거주 중인 아시아계 미국인들에게 한층 폭력에 대한 공포와 우려를 불어넣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증오범죄에 노출된 아시아계 노인의 57.6%는 언어적 모욕이나 따돌림을 경험했고, 물리적 폭행을 당한 경우도 26.2%에 달했다.

또 증오범죄 피해를 당한 아시아계 노인의 65.5%는 스트레스를 호소했으며, 이는 전체 아시아계 노인의 24.2%가 정신적 스트레스 상태에 놓여있는 것과 비교해 매우 높은 수치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아시아계 노인들의 정신 건강 문제는 시스템, 언어, 문화적 장벽으로 인해 감지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공동체에 기반한 조직이 이들을 돕는데 가장 적합하지만, 각급 정부 차원에서도 이들의 고립과 공포의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해 적절한 프로그램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제언했다.

미국에서 팬데믹 기간 격화된 아시아계 증오범죄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지목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오는 31일 백악관에 방탄소년단(BTS)을 초청, 아시아인에 대한 증오범죄 및 차별 문제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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