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보름 전 조상 뿌리 있는 아일랜드 방문…즉답 못하고 머뭇
어린이 기자단과 즉석 회견 “좋아하는 음식은 초코칩 아이스크림”
“가장 최근에 방문한 외국 국가는 어디인가요?” “어… 어디였더라?” “아일랜드요!” “아, 그렇지.”
조 바이든 대통령과 어린이 기자단의 화기애애한 즉석 기자회견이 잠시 어색해진 순간이었다.
그전까지 모든 질문에 막힘없이 속사포처럼 답하던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의 마지막 방문지가 어디였냐는 질문에 바로 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불과 보름 전 자신의 뿌리가 있는 아일랜드를 찾아 눈물까지 쏟은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상하의를 검정색으로 맞춘 ‘올블랙’ 차림으로 멋을 낸 어린이 비밀경호국 요원들의 경호 속에 백악관 사우스론에 나와 수십명의 어린이들을 맞았다.
간단한 인사 뒤 바이든 대통령은 아이들과 즉석에서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어린이 기자단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이냐고 물었고, 아이스크림 광으로 유명한 바이든 대통령은 초코칩 아이스크림이라고 단호하게 답했다.
좋아하는 영화에 대해선 ‘탑건 매버릭’이라고 말했다.
가장 큰 영감을 준 인물을 묻는 말엔 정치적으론 마틴 루서 킹이고, 개인적으론 부모님이라고 답했다.
아침 식사 메뉴는 뭐였냐는 질문엔 스크램블드에그와 베이컨을 곁들인 크루아상이라고 공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짧은 질문에 비해 긴 내용으로 막힘없이 답변을 쏟아냈다.
30여분간 이어진 회견은 최근 수주일간 어른 기자들과 한 것보다 훨씬 길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그런데 ‘마지막으로 방문한 나라가 어디냐’는 질문에 바이든 대통령은 바로 답을 하지 못했다.
그는 시간을 벌려는 듯 “지금까지 89명의 정상과 만났다”라고 했지만 선뜻 답을 내놓지 못하고 “어디였더라, 지금 기억을 되짚고 있는데 쉽지 않네”라고 말했다.
그러자 한 어린이 기자가 먼저 “아일랜드요”라고 했고, 그제야 바이든 대통령은 “아, 그렇지. 아일랜드야”라고 말했다. 주위에선 웃음이 터져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1∼14일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를 방문했다.
아일랜드계인 바이든 대통령은 아일랜드 의회에서 연설하며 아일랜드어로 “고향에 왔다”고 선언하는가 하면, 조상들의 고향인 메이요주를 방문했다가 먼저 죽은 아들 보 바이든의 임종 자리를 지켰던 신부를 만나 눈물을 쏟기도 했다.
무엇보다 강렬한 기억이 남았을 아일랜드 방문일 터인데 그 이름을 기억해내지 못한 것이다.
올해 80세인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차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이전부터 크고 작은 말실수를 거듭하는 모습을 보였기에 고령인 그가 막중한 압박을 받는 대통령직을 잘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이어져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