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색인종 탓에 백인 문화 위기”…뉴질랜드 이슬람사원 총격에 영향
1급 살인혐의로 기소됐지만 증오범죄 혐의 추가 가능성
뉴욕주 버펄로의 슈퍼마켓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의 범행 동기는 백인우월주의와 인종차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전날 총격 현장에서 체포된 피의자는 지난해 고등학교를 졸업한 페이튼 젠드런(18)이다.
10명이 생명을 잃은 총격 사건 직후 인터넷에선 범행과 관련해 피의자가 성명을 게재한 사실이 확인됐다.
180페이지 분량의 성명에는 피의자는 스스로를 파시즘을 신봉하는 백인 우월주의자로 규정했다.
그는 미국의 권력층이 백인 인구를 줄이기 위해 유색인종 이민자의 적극적인 유입을 시도하고 있다는 음모론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성명서에는 미국의 백인 사회와 문화가 유색인종에 의해 대체될 것이라는 불안감과 함께 이민자에 대한 증오심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피의자는 지난 2019년 3월 뉴질랜드 백인 우월주의자가 이슬람 사원에서 총기 난사로 51명을 살해한 사건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범행 현장으로 가는 장면을 온라인으로 생중계한 젠드런은 뉴질랜드 총기 난사 사건의 범인도 온라인으로 생중계를 했다는 사실을 언급한 뒤 “지금 벌어지는 일들은 모두 그 동영상에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젠드런은 범행에 사용한 총기에 흑인에 대한 경멸적인 욕설을 적어놓기도 했다.
NYT는 총기에 인종차별적 욕설을 적은 것과 범행을 온라인으로 생중계한 것은 모두 뉴질랜드 총격 사건의 영향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은 젠드런의 성명에 ‘가능한 많은 흑인을 죽이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면서 “이번 총격사건을 인종차별적 동기에서 발생한 증오범죄로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주 남부의 소도시에 거주하는 피의자 젠드런은 범행을 위해 360㎞를 운전한 뒤 슈퍼마켓에서 총을 쏜 것으로 확인됐다.
그가 뉴욕주 북단의 버펄로를 선택한 것은 다른 도시에 비해 흑인 거주지역이 발달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2010년 인구조사 연구에 따르면 버펄로는 미국 전체에서 6번째로 흑인과 백인의 거주지가 분리된 도시로 꼽혔다.
실제로 전날 피의자가 쏜 총탄에 맞은 13명 중 11명이 흑인이었고, 백인은 2명에 불과했다.
법원은 전날 1급 살인 혐의로 기소된 젠드런에 대해 정신감정을 명령했다.
젠드런은 법정에서 무죄를 주장했지만, 유죄평결을 받는다면 최대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형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