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전 외교장관, 국제 노동기구 ILO 사무총장 입후보…한국인 첫 사례

강 전 장관 포함 5명 출마…당선되면 아시아·여성 첫 사무총장

정부, TF 구성해 지원키로…당선 시 ‘노동 선진국’ 위상 강화 기대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이 세계 노동자 권익 보호를 위한 유엔 산하 국제기구인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 선거에 출마한다.

한국인이 ILO 사무총장직에 도전장을 낸 것은 처음이다.

정부는 1일 강 전 장관이 ILO 차기 사무총장직에 입후보했다고 밝혔다.

ILO 사무총장은 입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선거운동과 공식 청문회를 거쳐 투표를 통해 선출한다.

입후보 등록 기간 마지막 날인 이날까지 강 전 장관 외에도 남아프리카공화국, 토고, 프랑스, 호주 등 4개국에서 1명씩 입후보했다.

노사정 3자 기구인 ILO는 28개국 정부 대표와 노동자, 사용자 대표 각각 14명 등 56명이 참여하는 이사회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로 사무총장을 뽑는다.

정부는 외교부와 고용노동부 등 범부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강 전 장관의 후보자 활동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차기 사무총장 당선자는 영국 출신의 가이 라이더 현 사무총장 임기가 끝난 내년 10월 1일 임기를 시작한다.

강 전 장관이 당선될 경우 아시아 출신의 첫 ILO 사무총장이 된다. ILO 역사상 첫 여성 사무총장도 된다.

정부는 강 전 장관에 대해 “우리 정부 및 유엔 내에서 다년간의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코로나19 상황에서 일자리 회복, 경제위기 극복, 노사정 삼자주의를 통한 상생과 연대 정신의 확산 등 ILO의 핵심 의제를 주도할 리더십, 자질과 역량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또 “여성을 포함한 전 세계 취약 노동자 등에 대한 차별 해소와 폭력·괴롭힘 근절, 코로나19 상황에서 상생과 포용적 회복 등에도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부는 강 전 장관이 당선되면 한국의 ‘노동 선진국’ 위상도 다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 올해 4월 노동자 결사의 자유 보호 등에 관한 ILO 핵심협약 29호, 87호, 98호를 비준해 노동 선진국에 진입할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 6월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 최초로 ILO 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했다.

ILO는 1919년 설립된 기구로, 현재 회원국은 187개국에 달한다. 한국은 1991년 ILO에 가입했다.

강 전 장관은 현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6월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외교부 장관에 임명돼 3년 8개월간 재직하고 올해 2월 퇴임했다. 지난달에는 이화여대 명예 석좌교수에 임용됐다.

그는 유엔사무총장 정책특별보좌관을 지내는 등 유엔에서 오래 활동한 경험이 있다.

외교부 장관 재임 시에도 일각의 정계 진출설 등에 선을 그으며 퇴임 이후 국제기구 등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의지를 주변에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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