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검, ‘쌍방울 대북송금’ 관련 李에 “30일 출석하라” 오늘 통보
檢 “수사·재판 일정상 내일 조사 어려워”…불응 시 재소환 통보 전망
李, 출석하면 5번째 검찰 소환 조사…앞서 성남FC 등으로 4차례 조사받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쌍방울 그룹의 대북 송금 의혹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소환 통보에 “내일 조사받겠다”고 밝혔으나, 검찰은 당초 계획대로 내주 중 조사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수원지검은 이날 언론에 밝힌 입장을 통해 “수원지검은 대북송금 뇌물 사건과 관련해 필요한 수사와 재판을 진행하고 있으며 예정된 수사 및 재판 일정을 고려해 오늘 이 대표 측에 유선과 서면으로 오는 30일 출석을 요구했다”며 “그 일정에 따라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 대표 측은 이날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진 검찰 소환 통보에 대해 “쌍방울 사건 관련 조사에 당당히 응하겠다. 당무 등으로 전혀 시간을 낼 수 없다. 내일(24일) 오전 바로 조사를 받으러 가겠다”고 밝혔는데, 검찰이 사실상 이를 거부한 것이다.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는 이날 이 전 부지사의 측근인 민주당 용인갑 지역위원장 직무대행인 이모 씨를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불러 조사하는 등 대북송금 의혹 핵심 인물인 이 전 부지사에 대한 수사를 계속 진행 중이며, 대북송금 관련자에 대한 추가 조사도 예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9일 진행될 예정인 이 전 부지사의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 등 재판도 이 대표 소환 일정에 고려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가 오는 30일 불출석하면, 검찰은 소환 일정을 다시 조율해 재소환 통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조사는 내달 1일 정기국회 개회 이후로 늦춰질 수 있다.
한편, 이날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소환 통보는 이 대표가 백현동 특혜 의혹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조사받은 지 6일 만에 이뤄진 것이다. 이 대표가 검찰의 출석 요구에 응한다며 5번째 소환조사가 된다.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은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2019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요청으로 경기도가 냈어야 할 북한 스마트팜 조성 지원 사업비 500만 달러를 비롯해 당시 북측이 요구한 경기도지사의 방북 비용 300만 달러 등 총 800만 달러를 북한에 보냈다는 내용이다.
검찰은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표가 쌍방울의 대납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최근 이 대표를 입건했다.
김 전 회장으로부터 뇌물 및 정치자금 등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을 전면 부인해오다가 지난 6월 검찰 조사에서 “쌍방울에 경기도지사 방북 추진을 요청했다”고 일부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또 “당시 이 대표에게 ‘쌍방울이 비즈니스를 하면서 북한에 돈을 썼는데, 우리도(도지사 방북) 신경 써줬을 것 같다’는 취지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김 전 회장은 지난 달 11일과 지난 22일 이 전 부지사의 재판 증인으로 나와 “당시 유력 대권후보였던 이재명 대표를 보고 북한에 돈을 보냈다. 대북송금 결정할 때마다 이화영을 통해 이 대표와 전화 통화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며 “이 대표도 대납을 다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납한 이유에 대해선 “이 전 부지사가 경기도 차원의 대북사업 지원을 약속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 의혹과 관련해 검찰은 지난 달 27일 당시 경기도 대변인이었던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이달 4일엔 당시 경기도 정책실장인 정진상 전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을 각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한 바 있다.
이 대표는 검찰이 전날인 22일 대북송금 의혹으로 자신을 입건한 것에 대해 “황당한 얘기”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이 대표는 앞서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으로 1번, 위례·대장동 개발 의혹으로 2번, 백현동 특혜 의혹으로 1번 검찰 조사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