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희경 작가 “힘들 땐 나보다 더 힘든 사람의 짐을 들어주자”

소외된 이들의 삶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내는 것으로 유명한 노희경 작가는 17일 “힘들 땐 나보다 더 힘든 사람들을 떠올리고, 그들의 짐을 들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 작가는 이날 서울 광진구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열린 ‘마음투자 힐링 토크 콘서트’에서 힘들고 불안해하는 이들을 위해 메시지를 주면 좋겠다는 부탁에 이렇게 답했다.

노 작가는 “내 작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등장인물들은 저마다 자기 문제가 있는데도 다른 이들의 짐을 들어주려고 한다”며 “정말 힘들 땐 세월호를, 이스라엘 가자지구를 떠올리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방영된 ‘우리들의 블루스’는 저마다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노 작가는 작품 ‘디어 마이 프렌즈’에서는 치매를, ‘우리들의 블루스’에서는 우울증을 앓는 등장인물을 그려내면서 정신질환 영역을 오랜 시간 취재해왔다.

노 작가는 “남의 불행이 너의 행복이냐는 비판도 듣는데, 그들의 불행을 보고도 자신이 행복한지 모른다면 그들에게 더 큰 불행을 던져주는 것과 같다”며 “행복하려는 목적이 분명한 삶을 살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 작가는 아버지에 대한 미움 등 가족 간의 갈등을 푸는 자신만의 생각도 솔직하게 공유했다.

그는 “한때 아버지가 원수 같았는데, 대다수의 부모·자식 관계는 좋지 않더라”며 “(불자이기 때문에) 300배를 하면서 300번 아버지 욕을 하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경남 함안에서 자란 아버지의 유년, 20대 시절을 몰랐기 때문인데, 내 가치관으로 상대를 맞추려고 하면 이해를 못 한다”며 “내가 상대를 안다고 생각할 때 폭력이 시작된다”고 덧붙였다.

이날 노 작가와 대담을 진행한 곽영숙 국립정신건강센터장은 이를 두고 “청소년이 성숙해져서 (성인으로서) 독립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며 “부모를 그의 궤적을 따라 한 인간으로 이해할 때 진정으로 성숙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노 작가는 또 인간을 두고 “우주”라고 표현하며 다양한 면을 보도록 노력해야 건강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이 아니라 사람과의 관계가 제일 중요하다”며 “(드라마 속) 인물들더러 완전하지 않다고 하는데, 무엇을 완전하다고 할 수 있겠는가. 나조차 까칠하면서도 푼수이고, 아기 같은 면도 있는 우주”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와 마찬가지로 상대도 다양할 수 있다고 이해하다 보면 ‘이유가 있겠지’ 할 수 있다”며 “나를 탐구하고, 상대를 탐구하다 보면 인간은 다들 괜찮더라. 그걸 이해하게 되면서 작품도, 나도 밝아질 수 있었다”고 부연했다.

노 작가는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묻는 말에는 “일단 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은 아니다”라면서도 “내 일이 별것 아니라는 걸 끊임없이 상기한다”고 답했다.

노 작가는 행사 막바지 현장 질의응답 시간에 차기작 진척 상황도 언급했다.

그는 “내가 살아온 시대를 그린 시대극을 준비 중”이라며 “재미있게 취재하고 있고, 늦어도 내후년에는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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