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동남부 왕성히 탐험…교통사고 큰 부상도 극복
한반도 중남부를 탐험하며 살았던, 교통사고도 극복한 수컷 반달가슴곰 ‘오삼이’가 숨졌다. 오삼이는 2015년생으로 향년 8세다.
환경부는 오삼이(관리번호 KM-53)가 13일 경북 상주시에서 폐사했다고 14일 밝혔다. 오삼이는 관리번호에서 딴 별명으로 ‘KM-53’이란 관리번호의 의미는 ‘국내에서 태어난 53번째 수컷 반달가슴곰’이다.
오삼이는 2015년 1월 태어나 같은 해 10월 지리산에 방사됐다.
성체긴 하지만 성체 중에는 어려 지리산에서 짝짓기 경쟁에서 밀린 점과 타고난 모험심이 오삼이가 탐험을 멈추지 않는 이유로 꼽힌다.
오삼이 주 활동 지역은 덕유산-가야산-수도산-민주지산 권역이었다.
올해는 지난 3월 29일 가야산에서 겨울잠에서 깬 뒤 어린이날까지는 가야산·수도산·만주지산에서 활동했고 이후 5월 10일까지는 충북 영동군과 옥천군 일대, 이후에는 가야산에서 70㎞ 떨어진 충북 보은군과 경북 상주시 일대에서 활동해왔다.
‘탐험가’ 오삼이는 ‘사고뭉치’이기도 해서 당국의 ‘관심곰’이었다.
작년과 재작년 반달가슴곰이 일으킨 재산피해 76건 가운데 68%인 52건을 오삼이가 일으켰다. 지난달에는 충북 옥천군 한 농가에서 벌통 6개를 부순 뒤 꿀을 먹고 달아나기도 했다.
오삼이는 포획과정에서 숨졌다.
국립공원공단에 따르면 지난 13일 낮 상주시 민가와 경작지 인근에 오삼이가 출몰한 것이 목격됐고 같은 날 밤엔 민가에서 100m 떨어진 곳까지 접근한 것이 확인됐다.
오삼이가 민가 가까이에 오면서 피해가 우려됐고 오삼이 활동을 추적할 발신기 배터리 교체도 필요한 상황이었다. 공단은 올해 4월부터 오삼이를 포획해 발신기를 교체하려고 시도했는데 오삼이는 사람이 자신을 어떻게 포획하는지 잘 아는 터라 쉽지 않았다.
13일에는 마취총에 맞은 오삼이가 갑자기 도망쳤고 이후 계곡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발견 직후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으나 결국 숨졌다.
공단은 오삼이가 마취되는 중에 이동하다가 힘이 빠지면서 계곡 쪽으로 쓰러져 익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부검으로 정확한 사인을 밝힐 예정이다.
오삼이가 폐사하면서 야생에 서식하는 반달가슴곰은 86마리에서 85마리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