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탓일까…서울대공원서 시베리아호랑이 또 폐사

대공원 “같은날 다른 호랑이 열사병 징후 없어”…사인 분석중

서울대공원에서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인 시베리아 호랑이 수컷 1마리가 6일 오후 폐사했다.

8일 서울대공원에 따르면 폐사한 호랑이는 2013년 6월6일 동물원 맹수사에서 태어난 ‘수호’다.

폐사 당일 오전 8시40분께 방사장으로 나온 뒤 오후 4시께 내실로 돌아가도록 사육사가 유도하는데도 움직이지 않아 응급진료를 했지만 결국 죽었다고 대공원 측은 설명했다.

대공원 측은 정확한 원인 파악을 위해 외부 기관에 병리학적 검사를 의뢰했다. 검사 결과는 약 한 달 뒤 나온다.

수호의 폐사를 두고 일각에서는 열사병이라는 말도 나온다. 연일 계속되는 낮 최고 35도 안팎의 폭염을 추운 지역에 서식해야 하는 시베리아 호랑이가 견디기 매우 힘들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대공원은 일단 이같은 추측에 거리를 뒀다.

수호가 폐사한 6일 시베리아 호랑이는 총 8마리가 방사됐는데 열사병 징후가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이날 방사되지 않고 내실에서 휴식한 네 마리도 열사병으로 의심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대공원 측은 호랑이 방사장에 목욕풀장이나 음수대, 나무그늘 등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시설을 설치했으며 내실에도 선풍기를 상시로 가동하는 등 특별 관리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공원 관계자는 “내실 온도를 28∼29도 수준으로 너무 덥지 않게 유지하는 중”이라며 “에어컨은 없지만 스스로 체온조절을 하고 사계절을 버티는 야생동물에게 무작정 에어컨을 틀어주는 것도 건강상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서울대공원에선 5월 지난해 태어난 시베리아 호랑이 세 마리 중 암컷 ‘파랑’이 고양잇과 동물에게만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인 고양이 범백혈구감소증에 감염돼 폐사했다.

이후 대공원은 치료와 방역을 위해 맹수사 관람을 일시 중단했다가 지난달 26일 재개했다.

파랑과 함께 태어나 같은 우리에서 지낸 해랑, 사랑도 범백혈구감소증에 걸렸지만 관람 재개 전날 치료됐다고 대공원 측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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