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국정농단과 유사" vs 정경심측 "장관낙마 목표 수사"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최재서 박형빈 기자 =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투자 의혹 등 혐의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게 검찰이 징역 7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임정엽 권성수 김선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정 교수의 결심 공판에서 "징역 7년과 벌금 9억원을 선고하고, 1억6천461만원의 추징 명령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 사건은 지난해 9월 정 교수가 기소된 이래 약 1년 2개월 동안 2차례의 공판준비기일과 34차례의 공판이 진행됐다.
검찰은 "조국 전 장관의 인사검증 과정에 많은 의혹이 제기되면서 이 사건 수사가 시작됐다"며 "시민사회의 요구에 따라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한 사건으로 `국정농단' 사건이 있는데, 그 사건과 유사한 성격"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 사건은 학벌의 대물림이자 부의 대물림이며, 실체적으로는 진실 은폐를 통한 형사처벌 회피"라고 강조했다.
이어 "조국 전 장관은 과거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재벌기업 오너에게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지키라고 하지 않겠다, 그러나 법을 지키라고 했다'고 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사건이야말로 고위층이 법을 지키지 않은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정 교수의 변호인은 최후변론에서 "검찰의 수사는 법무부 장관(조 전 장관) 낙마를 목표로 한 것으로 전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과한 것이었고, 결국은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아주 작은 부분까지 합쳐서 피고인을 기소했다"며 "표적수사라는 말을 하는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최후진술에서 "어느 한순간 저뿐 아니라 아이들은 물론 친정과 시댁 식구들까지, 온가족이 수사 대상이 되고 언론에 대서특필돼 파렴치한으로 전락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눈이 매우 아파 잘 보이지 않는다"며 미리 준비한 내용을 읽었고, 최후진술 과정에서 수차례 흐느끼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정 교수는 2013∼2014년 조 전 장관과 공모해 동양대 총장 명의 표창장을 비롯한 각종 서류를 허위로 발급받거나 위조해 딸의 서울대·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에 활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아울러 조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으로 취임하자 공직자 윤리 규정을 피하려고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PE)에 차명으로 투자하고, 허위 컨설팅 계약을 통해 1억 5천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는다.
정 교수는 검찰 수사를 앞두고 자산관리인 김경록씨를 시켜 자택과 동양대 연구실 PC를 빼내도록 한 혐의도 있다. 하지만 정 교수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무죄를 주장해왔다.
정 교수의 1심 선고 공판은 다음 달 23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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