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출신 김진욱 “헌재 오래 근무해 중립적으로 본 듯”…외유내강형
검사출신 이건리 “입장 말씀 못 드려 송구”…학구적·원칙론자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 최종 후보에 오른 김진욱(54·사법연수원 21기)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과 이건리(57·16기) 국민권익위 부위원장은 모두 대한변호사협회가 추천한 인사들이다.
대한변협은 지난달 9일 “공수처장의 자질로 정치적인 중립성과 독립성, 수사능력, 정의감을 우선으로 고려했다”며 두 사람을 포함한 후보군을 발표했고,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는 오랜 논의 끝에 28일 두 사람을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 대한변협은 이날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공수처장 후보를 결정한 추천위원회의 결정을 매우 환영한다”고 반겼다.
대구 출신에 보성고·서울대 고고학과를 나온 김 선임연구관은 1995년 법관으로 임용됐다가 1998∼2010년에는 김앤장법률사무소에서 변호사로 일했다. 1999년 조폐공사 파업 유도 사건 특별검사팀에 특별수사관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2010년부터 헌법재판소에서 헌법연구관으로 재직하며 헌재 소장 비서실장, 선임헌법연구관, 국제심의관을 맡았다. 주변에선 외유내강형에 온화한 성격이라는 평을 듣는다.
김 선임연구관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최종 후보로 추천됐다는 소식을 방금 들었다”며 “제가 오래 근무한 헌재가 정치적으로 편향되지 않고 중립적인 기관이라 추천위가 저를 중립적으로 보신 게 아닌가 짐작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지금 단계에서 따로 드릴 말씀은 없다”며 구체적인 입장엔 말을 아꼈다.
검사장 출신인 이 부위원장은 전남 함평 출생으로 전주고·서울법대를 졸업한 뒤 공직에 입문했다. 부산동부지청 차장, 전주지검 차장, 창원지검장, 대검 공판송무부장 등을 거쳤다.
학구적이라는 평판을 들으며 대법원 양형위원회에도 참가해왔다. 2012년 이명박 정부 시절엔 대법관 후보로 추천되기도 했다.
이 부위원장은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주요 자리를 맡아 왔다. 그는 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 의혹 등을 조사한 국방부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위원장을 맡아 당시 군의 헬기 사격이 있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이듬해인 2018년 4월엔 권익위 부패방지 부위원장에 임명됐다. 지난해 9월 권익위에서 ‘정경심 교수가 검찰의 수사를 받는 상황은 조국 법무부 장관의 직무와 관련성이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을 내는 과정에서 원칙론을 내세우며 주요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부위원장은 소감을 묻는 연합뉴스에 “바로 말씀드리지 못해 송구하다. 널리 양해해달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두 사람 중 1명을 최종 후보로 지명하게 된다. 이후 국회 인사청문회와 공수처 검사 인사 등 후속 작업을 거쳐 내달 중순께 공수처가 출범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