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으로 수사받다가 도주한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겸 웰바이오텍 회장)이 경찰에 체포돼 11일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김건희특검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 수사를 피해 도주했다가 55일 만에 검거된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겸 웰바이오텍 회장)이 12일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이정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특검팀이 청구한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증거를 인멸하고 도망할 염려가 있다’는 이유다.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의 기획자로 지목된 그는 지난 7월 17일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고 도주했다가, 55일 만인 지난 10일 전남 목포에서 체포됐다.
도주 전력으로 영장 발부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 속에 이 부회장은 이날 자신의 두 번째 영장실질심사 출석을 포기하고 법원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 부회장이 없이 진행된 심사는 5분 만에 끝났다.
이 부회장의 신병을 확보한 특검팀은 삼부토건 및 웰바이오텍 주가조작 사건의 전모와 김건희 여사의 연관성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의 연루 가능성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삼부토건 주가 급등 전 메신저 단체 대화방에 ‘삼부 내일 체크’라는 메시지를 남긴 사실이 드러나면서 제기됐으나, 특검팀은 지난달 22일 이 전 대표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만 기소했다.
지난달 초 기소돼 이미 재판이 시작된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과 이응근 전 대표의 공소장에도 김 여사는 언급되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이 회장, 이 전 대표 등과 함께 2023년 5∼9월 삼부토건 주가조작에 가담해 369억원 상당의 부당이익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삼부토건 측은 2023년 5월께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추진할 것처럼 투자자들을 속여 시세를 조종한 것으로 조사됐다.
우크라이나 재건주로 분류된 삼부토건은 2023년 5월 1천원대였던 주가가 2개월 뒤 장중 5천500원까지 급등했다.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이 부회장이 주도한 웰바이오텍의 주가조작 혐의 수사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웰바이오텍은 삼부토건과 함께 2023년 5월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참여할 것처럼 투자자들을 속여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는다.
우크라이나 재건주로 묶여 주가 급등한 무렵 전환사채(CB) 발행·매각으로 투자자들이 약 400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은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