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새끼 어쩔까나, 어쩌면 좋나” 절규 무안공항

무안공항에 모인 탑승자 가족들

희생자 179명 모두 찾았지만 신원확인·사망 처리 절차에 기다림

애타게 기다리는 소식이 가족의 시신을 찾는 것이라면, 그 심정을 누가 쉽게 이해할 수 있을까.

가족을 차가운 주검이나마 다시 품에 안고 떠나려 한 유족들의 애끊는 절규는 하루 종일로는 부족해 밤새 무안국제공항을 뒤흔들었다.

“내 새끼 어쩔까나”, “어쩌면 좋으냐”를 수십번 반복하며 20분 이상 오열한 할머니는 결국 쓰러져 임시쉼터에 옮겨졌다.

쉼터 안에서도 할머니는 편히 눕지도 못하고, 손자들 손을 잡고 온몸을 벌벌 떨며 슬픔을 주체하지 못했다.

활주로 끝에서 산산조각 난 여객기에 사랑하는 내 가족이 있지만, 유족들은 현장에 갈 수도 직접 가족을 찾을 수도 없어 공항에서 구조 당국과 수습 본부 관계자들의 입에서 전해지는 소식만 하염없이 기다렸다.

2명의 생존자가 발견됐다는 소식에 가족들은 잠시 잠깐 희망을 걸어보기도 했다.

그러나 기다림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희망은 절망으로 바뀌어 179명 희생자의 가족들은 시신이라도 온전히 찾아갔으면 좋겠다는 잔혹한 바람으로 긴긴 시간을 버텼다.

오열하는 유가족
오열하는 유가족 

’22명, 47명, 62명, 179명’

시간 단위로 늘어가는 희생자 숫자에 가족들은 눈물을 쏟아냈다.

그러나 시신을 찾아도 기다림은 끝나지 않았다.

여동생의 가족 3명을 한꺼번에 잃은 50대 여성 A씨는 여동생과 조카의 시신은 수습됐지만, 매부는 찾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렀다.

매부를 찾느라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현장 관계자를 붙잡고 애원했지만, 누구 하나 제대로 말을 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겨우 모든 가족을 찾았지만, 법적 처리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아 유가족은 가족을 데리고 공항을 떠나지 못했다.

그는 “사망진단서를 끊어주질 않아 못 떠나고 있다”며 “179명이 죽었는데, 검안의가 5명 밖에 없어 저 사고 현장 내 격납고 뉘어진 가족을 데리고 못 나가고 있다. 이게 뭐냐”고 오열했다.

탑승자 모두를 찾았지만 자기 가족의 신원을 확인하지 못한 가족들도 애타긴 마찬가지였다.

60대 남성 B씨의 아내는 동서들과 태국 여행을 갔다가 모두 참사의 피해자가 됐다.

동서들은 모두 신원 확인됐지만, B씨의 아내만은 신원이 확인되지 않아 그는 아들 부부와 함께 탑승자 가족 지원 창구를 계속 서성거리며 명단을 확인하고 돌아가길 반복했고, 아들은 엎드려 울기를 반복했다.

아내이자 어머니인 희생자의 남편과 아들의 얼굴은 눈물을 참다못해 붉게 올랐다.

수습 당국 관계자가 마이크를 잡고 한명 한명 불러가는 신원 확인자 명단을 들은 가족들은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울음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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