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 명나라 장수 역 정재영 “아직도 이순신 북소리 들려요”

명나라 국익과 이순신에 대한 존경 사이 갈등하는 진린 연기

이달 20일 개봉하는 ‘노량: 죽음의 바다'(이하 ‘노량’)는 ‘명량'(2014)과 ‘한산: 용의 출현'(2022)을 잇는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 마지막 편으로, 이순신의 최후 전투인 노량대첩을 그렸다.

노량대첩에서 이순신이 이끄는 조선 수군은 명나라 수군과 힘을 합쳐 왜군을 섬멸했다. ‘노량’에서도 명나라 수군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영화의 초반부는 이순신과 명나라 수군 도독 진린의 갈등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이순신은 왜군의 완전한 섬멸이 임진왜란을 올바로 끝내는 길이라고 주장하지만, 피해를 최소화하고 싶은 진린은 왜군의 퇴로를 열어주려고 한다.

정재영은 “아직도 북소리가 마치 심장 박동 소리처럼 귀에 들리는 듯하다”며 웃었다.

그는 진린의 캐릭터에 대해 “조선이 아닌 명나라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며 “왜군이 철수하기로 한 마당에 긁어 부스럼을 만들기보다는 좋은 게 좋은 거란 식으로 왜군을 보내주고 전쟁을 끝내자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명나라 장수의 마음과 이순신 장군에 대한 존경의 마음, 진린의 마음은 그 두 가지였다”고 했다.

진린의 복잡한 마음을 표현하는 것 못지않게 정재영을 어렵게 한 건 중국어로 연기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노량’에서 진린의 대사는 전부 중국어로 돼 있다. 진린이 중국어로 말할 땐 한글 자막이 뜬다.

캐스팅 당시 중국어를 하나도 몰랐다는 정재영은 “매일 네댓 시간씩 몇 달 동안 중국어를 연습했다”고 털어놨다. 촬영 현장에도 중국어 전문가가 상주하며 그의 발음을 교정해줬다고 한다.

그는 “대사라고 하는 건 연기의 절반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모국어를 쓸 수 없다는 건 엄청난 제약이었다”며 “중국 사극 영화를 열심히 보면서 중국어에 익숙해지려고 애썼다”고 회고했다.

해상전 장면을 연기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노량’의 해상전은 강릉 스피드스케이트장에 지은 실내 세트장에서 촬영하고 컴퓨터그래픽(CG)을 입혀 완성했는데, 실제 바다에 있는 것처럼 연기해야 했다는 것이다.

정재영은 “멀리서 벌어지고 있는 전투를 바라보는 장면에서 시선 처리를 하는 게 쉽지 않았다”며 “특히 멀리서 움직이는 걸 여럿이 함께 바라보는 장면에선 시선을 맞추느라 애를 먹었다”고 털어놨다.

정재영은 ‘노량’을 찍으면서 이순신 장군에 대한 존경심도 깊어졌다고 한다. 그는 “알면 알수록, 보면 볼수록, 이렇게 위대한 분이 또 나올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연기를 잘해야지, 내가 빛나야지, 이런 마음이 아니라 이순신 장군께 누가 되지 말아야겠다는 마음이 컸다”고 했다.

김유진 감독의 액션 사극 영화 ‘신기전'(2008)에서 주연했던 정재영은 ‘노량’에서 액션을 소화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한다. 진린은 명나라 수군의 우두머리인 만큼 액션이 많지는 않다.

강우석 감독의 ‘이끼'(2010)에선 백발노인 역을 맡았던 정재영은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기묘한 가족'(2019),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2015),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2015), ‘역린'(2014) 등도 그가 주연한 작품이다.

그는 김한민 감독에 대해선 “장면 하나, 대사 하나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고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다”며 “지치지 않고 집요하게, 그리고 끈질기게 촬영하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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