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세계 박람회(엑스포) 투표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가 부산을 제치고 유치에 성공한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기관 한국정책방송원이 운영하는 KTV에 사우디를 희화화한 영상이 올라왔던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30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논란이 된 영상은 지난 26일 KTV의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게시물이다. 약 50초짜리 영상은 개그맨 김성기, 신흥재 등이 운영하는 콩트 유튜브 채널에서 만들었다.
영상에는 “1등 미디어가 사우디와 한국의 인공지능에게 물었다. 과연 이번 엑스포는 어느 국가가 유치하게 될지, 그리고 그 대답은?”이라는 설명이 나온다.
이에 대해 한국의 인공지능과 사우디의 인공지능을 상징하는 인물들이 각각 답변을 내놓는 형식인데, 사우디 인공지능 역할을 맡은 개그맨은 어떤 질문에 대한 답이든 “사우디”라는 말만 반복적으로 내뱉는다.
반면 한국의 인공지능은 “전 세계 모든 나라에게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할 부산 엑스포. 굵직한 국제행사 경험, 유치뿐 아니라 개발도상국과 협력할 다양한 최첨단 기술력이 있기 때문에 한국이 유리하다. 게다가 한국은 돈이 아닌 전 세계를 사로잡은 K-소프트파워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한국이 더 높다”며 세세한 이유를 설명했다.
터번을 쓴 사우디 인공지능은 그저 ‘사우디’라는 말만 반복해 우스꽝스러운 모습인 반면 한국 인공지능은 조리있게 답변하는 모습이 뒤늦게 퍼지면서 ‘외국인 혐오’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공식 기관에서 나올 영상이 아니라는 비판과 함께 사우디 역할을 한 개그맨이 쓴 터번의 모양도 문제가 됐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긴 천을 머리에 덮어쓰는 ‘슈마그’를 착용한다. 영상 속 개그맨이 쓴 터번은 시아파 성직자들이 착용하거나 인도 펀자브 지방에서 발전한 시크교 신자들의 상징이다. 대충 ‘아랍 느낌’을 내어 우스꽝스럽게 희화화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힘들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에 대해 “전 국민의 열망을 담아서 민관 합동으로, 범정부적으로 추진했지만 실패했다”며 “모든 것은 제 부족의 소치”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