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는 20대 최모 씨…차량으로 인도 돌진해 보행자들 들이받기도
교통사고 피해자 1명 위독…경찰, 신고 접수 6분 만에 현행범 체포
최씨, 조사서 “나를 청부살인 하려 해” 횡설수설…마약 간이 검사 ‘음성’
3일 오후 퇴근길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소재 백화점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했다.
피의자 최모(23) 씨는 흉기 난동 직전 경차를 몰고 인도로 돌진해 보행자들을 고의로 들이받은 것으로도 조사됐다.
최씨의 연속 범행으로 20∼70대 시민 14명이 차량에 치이거나 흉기 찔려 다쳤다.
검은색 후드티 복장에 모자를 뒤집어쓰고 선글라스까지 착용한 최씨는 시민들을 향해 길이 50∼60㎝가량인 흉기를 휘둘렀다.
이 백화점은 지하철 분당선 서현역과 통로로 연결돼 있어 평소 오가는 시민이 매우 많은 곳이다.
최씨의 난동으로 백화점 내부에 있던 피해자 9명이 다쳤다.
사망자는 나오지 않았으나, 몸에 자상을 입은 피해자들이 병원 응급실로 이송돼 수술을 받았다.
최씨는 범행 직전 모닝 차량을 직접 몰고 백화점 부근 인도로 돌진해 보행자들을 고의로 들이받는 사고도 냈다.
이로 인해 보행자 5명이 다쳤다.
이 중 60대 여성이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다가 자발 순환 회복(심장이 다시 뛰어 혈액이 도는 상태)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현재 위독한 상태로 전해졌다.
최씨는 흉기 난동 직전 차를 몰고 인도로 돌진해 행인들을 다치게 한 이후 차량이 움직이지 않자 곧바로 백화점 안으로 들어가 흉기를 마구 휘두른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당시 소방과 경찰에 교통사고 및 칼부림 관련 신고가 동시다발적으로 접수됐다.
당시 경찰에 접수된 관련 신고는 총 90건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날 오후 5시 59분께 “칼로 사람을 찌른다”는 내용의 최초 신고를 접수한 뒤 코드제로(CODE 0·신고 대응 매뉴얼 중 위급사항 최고 단계)를 발령하고, 순찰차 3대와 강력팀 형사 등에게 출동 지령을 내렸다.
아울러 부상자 발생에 대비, 소방당국에 공동 대응을 요청했다.
분당경찰서 소속 순찰차는 신고 접수 3분 만에 현장에 도착해 용의자 검거 활동 및 현장 수습에 나섰다.
그런데 이로부터 3분이 지난 오후 6시 5분께 최 씨를 피해 달아나던 시민 2명이 인근 분당경찰서 서현지구대로 들어와 “칼부림 용의자가 이쪽으로 오고 있다”고 신고했고, 경찰관 A 경장이 곧바로 밖으로 나가 해당 시민들이 지목한 최씨를 검거했다.
A 경장은 최씨의 팔을 꺾고 넘어뜨린 뒤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경찰은 검거할 때 최씨 몸에서 범행에 사용한 흉기를 발견하지 못했으나 다른 시민의 신고로 인근 화분 뒤에 버려진 흉기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범행 현장 주변에서는 “범인이 여러 명”이라는 목격담이 돌기도 했으나, 경찰은 CCTV 분석 등을 통해 일단 최씨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 내렸다.
최씨는 배달업에 종사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불상의 집단이 오래전부터 나를 청부살인 하려 했다. 부당한 상황을 공론화하고 싶었다”고 횡설수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그의 정신 병력을 확인하고 있다.
최씨에 대한 마약 간이 검사 결과 음성으로 나왔다. 음주 상태도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그의 모발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정을 의뢰할 예정이며,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