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녀들’과 ‘벌거벗은 세계사’ 폐지될 듯…방송가 직격탄
논문 지도교수 “이야기 들은 바 없다”
한국사 스타 강사 설민석(50) 씨가 역사 왜곡 논란에 이어 석사 논문 표절 의혹도 나오자 결국 사과하고 출연 중인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겠다고 밝혔다.
설 씨는 29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논문을 작성함에 있어 연구를 게을리하고 다른 논문들을 참고하는 과정에서 인용과 각주 표기를 소홀히 했음을 인정한다”며 “변명의 여지가 없는 저의 과오이며 교육자로서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안일한 태도로 임한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제 강의와 방송을 믿고 들어주신 모든 분들, 학계에서 열심히 연구 중인 학자, 교육자분들께 누를 끼쳐 죄송하다. 보내주셨던 과분한 기대와 신뢰에 미치지 못해 참담한 심정”이라며 “책임을 통감해 출연 중인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겸손한 마음으로 다시 더 배우고 공부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연예 전문 매체 디스패치는 이날 설 씨의 연세대 교육대학원 석사 논문인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서술에 나타난 이념 논쟁연구'(2010)의 내용이 2008년 서강대 교육대학원생이 쓴 논문과 50% 이상 같다고 보도했다.
설 씨의 프로그램 하차로 방송가는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tvN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는 3회까지 방송된 가운데 2회 클레오파트라 편이 곽민수 한국 이집트학 연구소장에게 비판받으면서 논란의 중심이 된 바 있고, 설 씨까지 하차하면서 프로그램 폐지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MBC ‘선을 넘는 녀석들’ 역시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이 프로그램은 2018년부터 시작해 ‘오리지널리티’를 가진 데다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와 마찬가지로 설 씨가 없으면 불가능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MBC와 tvN은 설 씨의 입장 표명에 따라 편성에 대대적인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다.
한편, 최근 가수 홍진영의 논문 표절 건으로 조선대가 그의 석·박사 학위 취소를 위한 행정 절차에 들어간 가운데 설 씨의 경우에도 논문 표절이 사실로 확인되면 후속 조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설 씨의 석사 논문을 지도한 김도형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관련 논란에 관해 묻자 “이야기 들은 바가 없다. 할 말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