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법률상담소 작년 이혼 상담 통계…女 ‘남편 폭력·男 ‘배우자 요구’가 최다
‘코로나19 여파로 경제위기’도 이혼 사유로 등장
(서울=연합뉴스) 오예진 기자 = “애들 어릴 때 외도하는 남편에게 맞아 상담소를 찾아갔었다. 그러나 이혼하면 애들이 거지가 될 것 같아 참고 살았다. 남편은 평생 외도를 했고 현재는 딸과 동갑인 여자와 외도 중이다…(중략)…엊그제도 맞았다. 이제껏 참고 살아온 내가 불쌍하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는 지난해 이런 사례를 포함해 모두 4천39건의 이혼 상담을 진행했다고 8일 밝혔다.
이 중 여성은 3천260명(76.9%)이었고 남성은 979명(23.1%)이었다.
남성은 장기별거·성격 차이·경제갈등 등 기타 사유로 이혼 상담을 하는 사례가 56.5%로 가장 많았다. 이어 아내의 가출(23.0%), 폭력 등 아내의 부당대우(13.3%)와 같은 이유가 뒤를 이었다.
연령별로 여성은 40대의 이혼 상담이 전체의 32.0%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50대(25.4%), 60대 이상(22.3%), 30대(15.7%), 20대(4.6%)의 순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60대 이상이 43.5%로 가장 많았다. 이어 50대(28.5%), 40대(19.7%), 30대(7.5%), 20대(0.8%)가 뒤를 이었다.
지난해 이혼 상담 사례 중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 갈등을 이유로 든 경우도 새로 나타났다.
여성의 7.6%, 남성의 4.2%가 코로나19 인한 실직·폐업 등 경제위기를 겪었고, 이런 상황이 고스란히 가정불화로 이어졌다는 내용으로 상담을 신청했다.
이와 관련해 남성들은 궁핍한 가정 경제를 모두 남편의 책임으로 돌리는 아내의 태도가 가장 견디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여성들은 경력이 단절된 후 단순 노무 같은 일자리마저 구하지 못해 생계에 위협을 받을 때 무능한 남편에 대한 원망이 더욱 커졌다는 고충을 털어놨다.
지난해에는 미성년 자녀에 대한 친권·양육권 상담도 상대적으로 증가했다.
친권·양육권 상담은 전년의 1.5%에서 지난해 1.7%로, 양육비 상담은 3.2%에서 4.5%로 늘었다.
성년후견제도에 대한 상담은 제도 시행 첫해인 2013년에는 전체 상담의 0.9%에 그쳤지만 지난해에는 6.1%를 나타내며 계속 증가세를 보였다.
가정법률상담소는 이런 사례를 포함해 지난해 모두 6만2천997건의 법률상담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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