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연기가 주변을 다 시커멓게 뒤덮을 정도였어요.”
10일 오전 11시 15분께 울산 울주군 온산읍 처용리 소재 액체 화학물질 저장·이송업체인 유나이티드터미널코리아(UTK) 공장의 14.6m 높이 유류 저장탱크에서 시뻘건 불기둥이 솟아올랐다.
폭발 충격으로 뚜껑이 열린 탱크에서 2시간 넘게 화염과 시커먼 연기가 피어오르면서 10㎞ 이상 떨어진 울산 도심에서도 맨눈으로 볼 수 있을 정도였다.
사고 현장과 2km가량 떨어진 공장에서 폭발 순간을 목격했다는 오모(70) 씨는 “사고가 난 방향으로 차를 세워놓고 앉아있던 중 ‘펑’ 소리가 크게 나며 탱크가 폭발했다”며 “폭발과 함께 무거운 탱크 뚜껑이 열릴 정도로 강도가 셌고 연기가 엄청나게 많이 났다”고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온산읍 주민 정모(56) 씨는 “주변에 매캐한 연기가 진동했다”며 “오늘은 바람이 바다 쪽으로 불어서 그나마 피해가 적었지만 만약 반대 방향이었다면 주택가까지 온통 연기로 뒤덮였을 것”이라고 불안감을 나타냈다.
폭발이 발생한 탱크의 용량은 2천500㎘로, 인화성이 큰 석유계 화학물질 솔베이트가 1천600㎘가량 담겨 있었다.
탱크 상부에서 해치(뚜껑)를 열고 잔류량을 등을 확인하던 30대 작업자 2명이 폭발에 휘말려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피해자 중 한 명은 사고 현장에서 대피하던 중 탱크 외벽에 매달려있다가 미처 버티지 못하고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불이 난 탱크 주변에 윤활유, 바이오디젤 등이 저장된 다른 탱크가 4∼5기 있어, 추가 폭발과 연소 확대 우려가 제기되는 긴박한 상황이었다.
소방 당국은 대용량 방사포 차량 등의 장비를 동원해 불이 주변 탱크로 번지지 않도록 막는 데 주력했다.
1분당 소방용수 7만5천ℓ를 뿌릴 수 있는 대용량 방사포 차량이 약 40분 만에 현장에 도착하자, 즉시 장비를 설치하고 소방용수에 특수소화약제인 폼약제를 섞는 과정이 진행됐다.
유류 탱크 화재 특성상 유증기(기름증기)로 인한 연소 확대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 보다 효과적으로 산소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어 1시간 30분 뒤인 오후 1시 9분께 대용량 방사포가 투입돼 약 25분 만에 큰 불길이 잡혔다.
이후 소방 당국은 탱크 내 화학물질이 모두 타게 한 뒤 사고 약 3시간여 만인 오후 2시 19분께 추가 폭발 없이 진화를 완전히 마쳤다.
해경도 화학 방제함 등을 동원해 현장 주변 탱크를 냉각하는 한편, 인근 선박을 대피시키고 해상에 오일펜스를 설치해 오염물질 유출에 대비했다.
해경과 소방 당국은 작업 중 스파크로 인해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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