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기자간담회서 깜짝발표…”제 모든 것 던져 정권재창출”
참모들 만류 뿌리치고 결단…배수진으로 지지층 결집 노려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8일 의원직 사퇴를 전격 선언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광주광역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의 가치,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국회의원직을 버리고 정권 재창출에 나서기로 결심했다”며 “저의 모든 것을 던져 정권 재창출을 이룸으로써 민주주의와 민주당, 대한민국에 진 빚을 갚겠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5·18 영령들이 지키고자 했던 것도,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이 이루고자 했던 것도 민주주의의 가치였다”며 “우리는 5·18 영령 앞에,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며 희생하고 헌신했던 선배 당원들 앞에 부끄럽지 않은 후보를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의 최대 텃밭인 호남 경선(25~26일)을 앞두고 ‘호남의 심장’인 광주에서 의원직 사퇴 카드를 던짐으로써 지지층 결집 효과를 최대화하겠다는 계산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초반부 이재명 지사 쪽으로 기운 판세를 되돌려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려면 호남의 압도적 지지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담겼다는 것이다.
이 전 대표는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현 상황에서 제 모든 걸 던져서라도 정권재창출에 집중하는 게 옳다고 판단했다”며 “4년 임기 국회의원으로 뽑아 주신 종로구민들께는 한없이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호남에서 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힌 특별한 이유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호남 일정에 맞춘 것은 아니다”라며 “한 며칠 동안 깊은 고민이 있었다”고 답했다.
이어 “지금 바로 서울에 연락해 (의원직) 사퇴서를 낼 것”이라며 “국회가 당사자 의견을 존중해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의원직 사퇴 카드는 본경선 돌입 이후 캠프 내부에서 간간이 언급되기는 했으나 비중있게 검토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 주말 충청경선에서 내리 완패하자 이 대표는 하루 간의 ‘칩거’ 끝에 반전 카드로 의원직 사퇴라는 초강수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캠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일부 핵심 참모들은 끝까지 말렸지만, 본인의 의지가 매우 강했다. 스스로 결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5선의 이 전 대표는 지난해 21대 총선에서 서울 종로에 출마해 득표율 58.38%로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39.97%)를 누르고 당선됐다.
9월 정기국회가 시작된 만큼 국회법에 따라 이 전 대표의 사직서는 추후 본회의에서 처리할 수 있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사퇴안을 본회의에 부의하면 무기명 투표를 통해 표결 처리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