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난 60대 남성을 살해하고 금품을 훔친 40대 여성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6-3부(조은래 김용하 정총령 부장판사)는 28일 강도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40)씨의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은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망원한강공원에서 피해자 B씨를 처음 만나 함께 술을 마셨다.
술자리는 B씨의 집으로 이어졌고, A씨는 B씨의 목을 졸라 살해한 후 금목걸이와 금팔찌, 현금 등을 훔쳐 달아났다.
“세입자가 연락도 되지 않고 집에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는 집주인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이 B씨의 시신을 발견했으며, 수사를 벌여 A씨를 검거했다.
검찰은 A씨가 B씨를 살해한 뒤 금품을 훔쳐 도망가려고 한 계획 범행이라며 강도살인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반면 A씨는 B씨가 성관계를 요구하는 등 모욕감을 느끼게 해 우발적으로 범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처음부터 재물을 훔치려는 의도로 피해자를 살해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A씨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항소심 재판부도 “극단적 선택을 하러 공원에 왔다가 피해자에게 우연히 말을 걸게 됐다는 피고인의 진술을 신빙하면, 처음부터 재물을 빼앗을 의도로 피해자에게 접근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강도살인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재판부는 “범행을 반성하는 점과 성관계를 요구받고 순간적으로 화가 나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면서도 “원심이 정한 징역 13년의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