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공놀이인 주먹야구 ‘찜뿌’의 역사를 분석한 논문이 나왔다.
이희환 인천대 인천학연구원 교수는 1920년대 일제강점기부터 1980년대까지 찜뿌의 역사를 조사한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고 29일 밝혔다.
찜뿌는 별다른 장비 없이 고무공을 가지고 하는 일종의 간이 야구로 1980년대까지 아이들이 공터나 운동장에서 즐기던 공놀이다. 지역에 따라 찌푸, 찜뽕, 짬뽕 등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 교수는 1923년 9월부터 1955년 4월까지 신문에 보도된 찜뿌 대회 관련 기사 100여건을 분석해 당시 인천과 서울 등지에서 찜뿌 놀이 문화가 퍼져나갔다고 판단했다.
일례로 1924년 5월 동아일보 기사에는 인천소년용우회 주최로 제3회 인천유년찌푸대회를 거행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교수는 논문에서 “1920년대 야구 열풍이 일며 아이들 사이에서는 자연스럽게 야구 경기를 흉내 내는 놀이가 시작됐고, 이는 인천과 서울을 중심으로 유행처럼 번졌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찜뿌라는 용어는 야구에서 ‘타격하다’라는 의미가 있는 영어 ‘tip’을 일본식으로 발음한 것에서 유래했다고 추정했다.
그는 찜뿌의 역사는 3·1 만세운동 이후 일어난 청년운동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도 판단했다.
당시 전국에서 청년운동 단체와 소년운동 단체가 잇따라 태동하면서 체육과 스포츠를 매개로 한 지역 문화운동이 전국적으로 일어났다.
이때 찜뿌는 청년단체들이 소년운동을 모색하면서 아이들과 어울릴 수 있는 중요한 매개였다고 한다.
이 교수는 “찜뿌의 역사는 식민지 시대부터 1980년대에 이르는 한국 소년체육사의 결락된 부분을 메꿔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