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악몽’ 우려되는데…주요 파티룸·호텔 만실

‘우리끼리 소규모는 괜찮다’ 숙소 빌려 소모임 대세

전문가 “하고 싶은 것 다 하면 확진자 수 줄지 않는다” 경고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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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급격한 확산세를 보이는 가운데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성탄절 연휴가 방역의 중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방역당국은 모든 모임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지인끼리 공간을 빌려 모이는 소모임으로 성탄절 모임을 대체하려는 이들이 많아 또다시 방역 구멍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 우리끼리는 괜찮다?…파티룸·숙소 빌려 소모임 대세

직장인 A씨는 지인들과 송년회를 위해 숙소 예약 사이트를 이용해 크리스마스 기간 서울의 한 아파트를 빌렸다.

A씨는 15일 “코로나19 상황에서 밖에서 모이기보다 차라리 장소를 빌리는 것이 안전하다고 생각했다”며 “대중교통을 타고 다니고 음식점에서 밥도 먹는데, 각자 개인 방역을 철저히 지키면 송년회라고 더 위험하다는 생각은 안 든다”고 했다.

대학생 윤모(23)씨도 “친구 3명과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내려고 한 달 전부터 숙소를 예약해 놨다”며 “최근 확산세가 심해져 걱정되지만 만나기 전날까지 외출을 자제하다가 모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온라인 숙소예약 사이트에서 이달 25∼26일 6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서울 시내 숙소를 검색한 결과 14일 기준 평점이 높은 숙소는 예약이 완료됐고 전체 숙소로 봐도 이미 55%가 예약이 끝난 상태였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우리끼리 안전하게’, ‘소모임’, ‘프라이빗’ 등을 내세우며 개인들끼리 모임을 하는 건 괜찮다는 취지로 홍보하는 파티룸과 숙박업소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최대 40명까지 입장이 가능하다는 서울 강남구의 한 파티룸 관계자는 “크리스마스부터 연말까지는 예약이 꽉 찼다”며 “여러 팀을 동시에 예약받는 게 아니기 때문에 문제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TV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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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지역으로 ‘원정’…일부 교회선 소모임 장려 모습도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강력한 수도권을 벗어나 다른 지역으로 ‘원정’을 가려는 이들도 있다.

직장인 B씨는 “서울이나 수도권에서는 늦게까지 놀기가 어려워 확진자 수가 비교적 적어 거리두기 조치가 강하지 않은 제주도나 강원도로 놀러 가보려고 한다”고 했다.

매일 밤 실외 수영장에서 클럽 음악을 틀어주는 파티를 연다고 홍보하는 전남의 한 숙소는 이미 만실이었다. 이 숙소 관계자는 “이달 25일과 26일은 이미 예약이 끝났다”며 “25일에만 60팀, 26일에는 24팀이 예약 대기를 신청해 뒀다”고 말했다.

풀파티를 한다고 홍보하는 제주도의 한 호텔도 크리스마스 당일 빈방은 거의 없는 상태였다. 이 숙소 관계자는 “25일에는 총 250개 객실 중 10개 객실 빼고는 전부 예약이 완료됐다”고 했다.

일부 소규모 교회에서는 성탄절 소모임을 장려하는 모습도 보인다.

서울 관악구의 한 교회는 비공개 카페에 성탄행사를 안내하면서 “세례받기를 원하는 분들은 따로 신청해달라”고 공지했다. 거리두기 2.5단계에선 온라인 예배를 위해 필요한 필수인원(20명 이하) 제외하고는 대면 예배를 해서는 안 된다.

이 교회는 “본인의 가정이나 사무실, 가게 등을 ‘거점 가정교회’로 개척하는데 자원하는 분들은 알려달라”며 “교회에서 예배에 필요한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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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사태 심각한데…’모임 자제해야’ 우려 목소리도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한 만큼 지인끼리 소모임일지라도 여럿이 모이는 일 자체를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모(28)씨는 이달 초 지인들과 숙소를 빌려 연말 모임을 하려고 했으나 결국 포기했다. 정씨는 “최근 신규 확진자 수가 1천명을 넘는 것을 보고 모임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도 ‘우리끼리는 안전하다’는 생각 자체를 버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는 “최근 확진자 발생의 주요 원인은 지인 모임”이라며 “지인이 안전하고 본인이 감염되지 않았고 어떻게 보장할 수 있나”라고 말했다.

기 교수는 “정부가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하든 말든 시민들이 ‘나는 모임을 하겠다’는 식으로 하고 싶은 일을 다 하면 단계를 아무리 격상해도 확진자 수는 줄어들 수 없다”며 “연말연시라는 사실 자체를 잊고 올겨울을 안전하게 보내는 걸 최대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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