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이 있는 작품에 배우 김고은·이도현 인기도 한몫”
최근 ‘천만 영화’ 반열에 오른 장재현 감독의 오컬트물 ‘파묘’가 베트남에서 가장 흥행한 한국 작품이 됐다.
2일 배급사 쇼박스에 따르면 ‘파묘’는 베트남 개봉 17일째인 지난달 31일까지 223만여 명을 동원했다.
베트남에서 개봉한 한국 영화로는 역대 최다 관객 수로, 215만여 명을 기록한 기존 1위 작품 ‘육사오(6/45)’를 제쳤다.
지난달 15일 베트남 극장에 걸린 ‘파묘’는 개봉일 하루에만 66만달러(약 9억원)의 매출을 거둬 한국 영화 최대 오프닝 스코어를 썼다. 첫 주말 매출도 역대 가장 많은 302만달러(40억원)였다.
‘파묘’는 인도네시아에서도 한국 영화로는 가장 많은 230만여 명을 모으며 흥행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쇼박스 관계자는 “‘파묘’가 아시아권 관객들로부터 기존의 ‘점프 스케어'(갑작스럽게 놀라게 하는 것) 호러에서 벗어난 깊이 있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주연 배우인 김고은과 이도현이 아시아에서 큰 인기몰이를 하는 것도 흥행 요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파묘’는 거액을 받고 수상한 묘를 옮기게 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일을 그린 작품이다.
풍수지리와 무속 신앙 등이 한국적인 소재가 사용됐지만, 이 같은 샤머니즘은 또 다른 아시아 문화권 관객에게도 낯설지 않다는 게 영화계의 의견이다.
한 배급사 관계자는 “베트남에도 조상 숭배 사상이 존재해 ‘파묘’의 소재에 관객들이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고 본다”며 “인도네시아 역시 특유의 신앙과 관습 때문에 초자연적인 미신을 친숙하게 여긴다”고 했다.
‘파묘’에 나오는 캐릭터와 스토리가 아시아 관객의 정서에 잘 맞아떨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베트남에서는 가족 영화가 꾸준히 먹히는 이야기인데, ‘파묘’에 나오는 최민식, 유해진, 김고은, 이도현의 캐릭터 구성이 유사 가족으로 다가온다”며 “오컬트이기는 하지만 완전히 공포로 치우치지 않고 코미디 요소도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