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닉 빠진 與12인…의혹 부인 속 6명은 일단 탈당권유 수용

“결정 철회” 불복 – “일단 소명 시도” – “선당후사, 명예회복 후 복당”

부동산 투기 의혹 제기된 민주당 의원들
부동산 투기 의혹 제기된 민주당 의원들

(서울=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통보받아 8일 공개한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된 의원들.
사진 맨 위 왼쪽부터 김주영, 김회재, 문진석, 윤미향 의원.
두 번째줄 왼쪽부터 김한정, 서영석, 임종성, 양이원영 의원.
마지막 줄 왼쪽부터 오영훈, 윤재갑, 김수흥, 우상호 의원.
한편 우상호 의원은 “갑작스런 모친 사망으로 토지를 구입했고 포천시청에 문의해 가매장 한 뒤 묘지를 써 법 위반은 없던걸로 알고 있었다”며 수사기관에 적극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2021.6.7 [연합뉴스 자료사진] jeong@yna.co.kr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강민경 기자 = 국민권익위 전수조사에서 부동산 불법거래 등 비위 의혹이 제기돼 자진탈당 권유를 받은 더불어민주당 의원 12명은 8일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패닉에 빠진 모양새다.

‘블랙 리스트’에 오른 의원들은 김주영 김회재 문진석 윤미향(이상 부동산 명의신탁 의혹), 김한정 서영석 임종성(이상 업무상 비밀 이용 의혹), 양이원영 오영훈 윤재갑 김수흥 우상호(이상 농지법 위반 의혹) 의원이다.

이들 12명 모두 관련 의혹은 전면 부인한 가운데 당의 조치에 대한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12명 의원 가운데 문진석 윤재갑 김수흥 임종성 김주영 서영석 의원 등 6명은 “억울하다”면서도 ‘선당후사’를 들어 “무혐의 처분을 받고 떳떳하게 복당하겠다”며 수용 입장을 밝혔다.

김한정 김회재 의원 등 2명은 격앙된 반응 속에 철회를 요구하며 불복 의사를 내비쳤다. 우상호 오영훈 의원 등 2명은 소명 의지를 밝히며 탈당 조치 자체에 대해선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출당조치 되는 비례대표 양이원영 윤미향 의원 가운데 양이 의원은 반발했고 윤 의원은 “조사에 성실히 응하겠다”고 했다.

◇ 우상호 “하늘에 계신 어머님도 납득 못할 것”

4선 중진이자 당내 86그룹 대표주자인 우 의원은 입장문과 기자회견을 통해 “굉장히 당혹스럽다”, “억울하다”며 당에 소명 절차 진행을 요청했다.

농지법 위반 의혹을 받은 우 의원은 갑자기 돌아가신 어머니 묘지로 쓰기 위해 급하게 해당 농지를 구입했고, 시청의 안내를 받아서 묘지 조성을 진행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억울한 의원들을 당 이미지 쇄신에 활용한다는 건 맞지 않는다. 탈당 권유라는 엄청난 조처를 하면서 소명을 듣지 않고 결정한 것은 상당히 무리”라며 “탈당은 이 사안을 수용한다는 의미라 고민스럽다”고 했다.

◇ 김한정 “당 결정 부당·졸속…철회하라”

업무상 비밀 이용 의혹을 받은 김 의원은 “당의 조치는 지극히 부당하고, 졸속”이라며 “당은 이번 결정을 철회하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배우자가 지역구인 남양주 땅을 투기했다는 의혹을 받았다가 경찰 수사에서 ‘혐의없음’ 처분을 받은 바 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해당 토지는 남양주 왕숙 신도시와도 무관하고, 신도시 개발계획 발표(2018년 12월) 1년 7개월 뒤인 작년 7월 샀다”며 “권익위는 단 한 건의 소명 요구도 하지 않았는데 무슨 근거로 이런 판정을 했는지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부동산 불법거래 의혹 해명하는 우상호 김한정
부동산 불법거래 의혹 해명하는 우상호 김한정

(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국민권익위 전수조사 결과 부동산 불법거래 등 비위 의혹이 드러난 의원 12명 전원에 대해 자진탈당을 권유하기로 결정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의혹 대상에 오른 우상호 의원(오른쪽)과 김한정 의원이 각각 해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6.8 zjin@yna.co.kr

◇ 양이원영 “희생양 찾나…그리스신화 침대 생각나”

양이 의원의 경우 모친이 기획부동산을 통해 광명 3기 신도시 부지 매입을 하는 과정에서 농지법 위반 지적을 받았는데, 해당 문제는 경찰 수사에서 혐의가 없다는 판단을 받지 않았느냐며 반발했다.

그는 통화에서 “어머니는 오히려 기획부동산에 속아서 해당 부지를 산 피해자이고, 그것도 나와 상관없이 이뤄졌다”며 “무슨 희생양을 찾는 것도 아니고 정말 황당하다”고 했다.

비례대표라 출당 조치를 받게 된 그는 “그리스신화에서의 침대 길이에 맞춰 나그네의 몸을 늘이거나 자르는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가 생각난다”며 “명백히 비합리적 조치”라고 비판했다.

◇ 김회재 “난 상 받아야 해…지도부에 강력 항의”

명의신탁 의혹을 받은 김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누가 봐도 명의신탁이 아니란 점을 알 수 있어 권익위 조사가 잘못됐다”며 “지도부에도 강력 항의했다”고 했다.

2주택 해소를 위해 송파구 잠실동 아파트를 매매하는 과정에서 매수자로부터 잔금을 받는 일자와 소유권 이전 등기 일자가 맞지 않아, 등기를 먼저 하고 잔금을 두 달 후에 받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김 의원은 “저는 상을 받아야 할 사람으로, 1가구 2주택에 대해 집 매각을 약속했고 그걸 지키려 동분서주해 간신히 3월에 매각한 것”이라며 “칭찬을 해야 할 판에 탈당 권유는 있을 수 없다”고 했다.

◇ 윤미향 “시어머니에 주택 증여…조사 성실히 응할 것”

명의신탁 의혹을 받은 윤 의원은 입장문에서 “시아버지 별세 후 시어머니 홀로 거주할 함양의 집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집안 사정상 남편 명의로 주택을 구입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지난 2015년 시아버지 별세로 고령의 시어머니가 홀로 기존에 살던 시골집에 살 수 없어 해당 주택을 매각하고 새집을 구입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비례대표라 출당 조치를 받게 된 윤 의원은 “작년 당의 1가구 1주택 방침에 따라 배우자 명의에서 시어머니 명의로 주택을 증여했다”며 “이후 조사에 성실히 응하겠다”고 했다.

부동산 투기의혹 (PG)
부동산 투기의혹 (PG)

[박은주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 문진석 “억울하지만 결정 따라…소명 후 돌아올 것”

문 의원은 명의신탁 의혹에 대해 입장문을 통해 “해당 농지를 지역 영농법인에 시세대로 매도했고 정상 거래였다”며 “권익위는 영농법인 대표자가 제 형이라는 이유로 차명 보유를 의심하는데, 외진 시골 농지를 굳이 차명 보유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억울한 마음이지만 지금은 당원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지도부의 결정에 따르겠다”며 “소명 후 의심이 해소되면 즉시 민주당에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했다.

◇ 윤재갑 “결정 수용…조속히 수사받고 돌아오겠다”

윤 의원은 배우자가 평택의 농지 33㎡를 ‘쪼개기’ 구매했다가 농지법 위반 의혹을 받았다.

그는 통화에서 “민주당 지역위원장이거나 현역 의원이 되기 전인 2017년 배우자가 친구에게 권유받아 산 것으로 이미 매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도부의 결심을 따를 것”이라며 “수사당국에 조속한 수사를 요청해 무혐의 처분을 받고 돌아오겠다”고 했다.

◇ 김수흥 “당 결정 존중…소명 후 복당”

김 의원은 농지법 위반 지적에 대해 입장문에서 “부친으로부터 증여받은 토지는 농지법 위반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적법한 절차에 따라 한국농어촌공사 대야지사에 농지 위탁을 했고 동생 부부가 위탁경영인으로 지정돼 농사짓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입장문에서 “당 지도부의 결정을 존중하며 성실히 조사받고자 탈당한다”며 “정당하게 소명한 후 복당하겠다”고 밝혔다.

◇ 오영훈 “소명하면 될 일…탈당은 고민”

역시 농지법 위반 의혹을 받은 오 의원은 통화에서 “아버지로부터 증여받아 운영해 온 농지인데 국회의원 당선 후 임대를 준 부분이 소명이 안된 것 같은데 소명하면 될 일”이라고 전했다.

그는 탈당 권유에 대해선 “고민을 조금 더 해보겠다”며 “일단 당에 소명할 것”이라고만 답했다.

◇임종성 “선당후사 정신으로 받아들여”

임 의원은 “누나와 사촌, 의원실 보좌관 출신 경기도의원의 부인 등이 경기도 광주 택지지구에 토지를 매입한 것으로, 도시계획 설정이 끝난 이후이므로 업무상 비밀 이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다만 임 의원은 탈당 권유는 “대선을 코앞에 둔 상황이므로 선당후사 정신으로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 김주영 “의혹 해소하고 돌아오겠다”

명의신탁 의혹에 휩싸인 김 의원은 “부친이 장애를 가진 둘째 형님의 노후를 걱정하다가 본인 농지를 매도한 돈으로 토지를 산 것”이라며 “사무실 용도로 구입한 오피스텔의 매도가 되지 않자 안타까워하던 장모님이 매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토지 매입 및 오피스텔 매입 과정에서 어떤 불법·탈법행위도 없었다”며 “정치인이라는 이유로 마녀사냥식 의혹 제기로 주홍글씨를 새기는 것은 가혹하다”고 호소했다.

다만 “탈당 권유는 가혹하다고 생각하지만 선당후사의 심정”이라며 “모든 의혹을 해소하고 돌아오겠다”고 했다.

◇ 서영석 “진실 밝히고 국민 앞에 서겠다”

업무상 비밀 이용 혐의를 받는 서 의원은 “경기도의원 시절 지인과 함께 땅을 샀다는 이유만으로 아무런 연관성이 없고 미공개정보를 이용할 위치도 아니던 저를 문제 있던 것처럼 치부한다”며 “도저히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선당후사’를 거론, “경찰 조사 발표를 통해 꼭 진실을 밝히고 다시 당원과 국민 앞에 서겠다”며 “저의 결정이 부동산 시장 안정과 불법투기 근절에 기여할 발판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ses@yna.co.kr

[그래픽] 더불어민주당 의원 부동산 불법 의혹·해명(종합2)
[그래픽] 더불어민주당 의원 부동산 불법 의혹·해명(종합2)

(서울=연합뉴스) 김영은 기자 = 0e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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