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만 같아라” 온가족 이야기꽃…도타운 정 나눈 추석

정성 담은 차례 지낸 뒤 덕담·나들이…전화·영상 통해 안부 전하기도

불경기에 못 간 아쉬움 달래며 구슬땀…택배노조·이태원유족 합동차례

 

29일 추석을 맞은 시민들은 고향을 찾거나 가족·친지끼리 만나는 등 다양한 모습으로 연휴 속 명절을 즐기고 정을 나눴다.

시민들은 정성을 담은 차례를 지내고 가족·친지와 덕담을 주고받으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선선하면서도 볕이 내리쬐는 날씨 속에 나들이에 나서기도 했다. 차분히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이날 오전 경기 고양시의 할아버지 댁을 찾은 직장인 김윤지(24)씨는 약과 선물 세트를 흔들어 보이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서울 관악구에 사는 최모(25)씨는 “취업하고 처음 맞는 추석인데 오랜만에 기분 좋게 친척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즐겁게 추석을 보내고 있다”며 “저녁에는 가족과 대학로에 가서 뮤지컬을 볼 생각”이라고 했다.

미처 내려가거나 만나지 못한 가족들은 전화나 영상을 통해 안부를 전하기도 했다.

한바탕 ‘귀성 전쟁’을 치르고 고향 땅을 밟은 시민도, 자손들의 부담을 덜어주려 ‘역귀성’을 택한 어르신을 맞이한 가족도 모두 도타운 정을 나눴다.

서울 동작구에 사는 김모(27)씨는 전날 전남 담양에서 서울로 역귀성 한 외할머니를 맞이했다. 김씨는 “77세 외할머니께서 4시간30분 넘게 버스를 타고 오셨는데 가족들을 보니 힘든 기색도 없이 반가워하시더라”며 “오늘 가족과 차례를 지내고 오후에는 임진각으로 나들이도 떠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모님이 계시는 경북 포항으로 내려간 직장인 문승환(26)씨는 “친척들과 송편도 빚고 전도 부치니 ‘늘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알겠다”며 “기차표 예매 전쟁을 치르고 고향에 온 보람이 있다”고 흐뭇해했다.

불경기로 고향에 돌아가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대신 아쉬움 속에 일하며 허리띠를 졸라맨 시민도 적지 않게 눈에 띄었다.

전남 강진이 고향인 택시기사 고병찬(51)씨는 “택시는 특히 연휴가 대목이라 오늘 오전 7시에 출근해서 3시간 동안 16만원을 벌었다”며 “돈 한 푼이 아쉬우니 벌초는 큰형님께 맡기고 부모님께 용돈을 보내드렸다”고 말했다.

대전이 고향인 김석연(26)씨도 이날 서울의 한 병원에 출근해 홍보 영상을 편집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김씨는 “부모님께 일 때문에 못 내려갈 것 같다고 말씀드렸는데 ‘그래도 명절에는 고향에 내려와 쉬는 게 좋지 않겠냐’며 아쉬워하시더라”며 “마음이 쓰여 퇴근하고 다시 부모님께 안부 전화를 드리려 한다”고 말했다.

이런저런 이유로 ‘명절 대이동’의 행렬에 속하지 않은 이들은 합동 차례로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달랬다.

이날 오전 10시 서울 강남구 쿠팡CLS 앞에서는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의 추석 합동 차례가 열렸다. 택배노조 쿠팡택배 일산지회 송정현 지회장과 성락경·이송범 부지회장은 노조 활동을 이유로 해고됐다고 주장하며 이곳에서 7월부터 66일째 농성을 이어왔다.

송 지회장은 “추석에도 열악한 노동 환경 속에서 휴무 없이 일하고 있을 쿠팡 택배 노동자들과 마음만은 같이 한다는 심정으로 차례를 지냈다”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와 세월호 참사 유족들도 이날 오후 가슴 속에 품은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합동 차례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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