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 장진호 전투에서 실종된 미군 병사, 70년 만에 ‘집으로’
데이비드 밀라노(왼쪽)와 랄프 바우먼 [DPAA 웹사이트 / 재판매 및 DB 금지]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70년 전 한국전쟁에 파병됐다 실종된 미군 병사 2인의 유해가 먼 길을 거쳐 고향으로 돌아온다.
미국 국방부 산하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DPAA)은 1일(현지시간) 한국전쟁 장진호 전투에서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데이비드 B. 밀라노(당시 17세) 상병과 랄프 바우먼(당시 21세) 상병의 유해를 최종 확인하고 가족 품으로 돌려보낸다고 발표했다.
시카고 출신인 밀라노와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소도시 유니언 출신 바우먼은 모두 육군 제1대대 제32보병연대 제7보병사단 소속으로 한국전에 파병, 장진호 전투에 투입됐다가 1950년 12월 2일 실종됐다.
DPAA에 따르면 둘의 유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가진 지 한 달여 만인 7월 27일, 북한이 55개 상자에 담아 미국에 송환한 한국전 미군 전사자 유해에 포함돼있었다.
이들 유해는 대부분 함경남도 장진군 장진호 일대에서 발굴된 것으로 알려졌다. 장진호 전투는 한국전쟁 당시 가장 참혹했던 전투로 기록돼있다.
미국은 1996년부터 한국전 참전용사 유해 발굴 작업을 시작했으며 이후 10년간 220여 구를 수습했다. 그러나 2005년 조지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 발굴 작업이 중단됐다가 2018년 북미 정상회담에서 유해 발굴 작업 재개 합의가 이뤄졌다.
밀라노와 바우먼의 유해는 68년 만에 북한 땅을 벗어나 2018년 8월 1일 하와이 오아후섬의 진주만-히캄 해군·공군 합동기지에 도착했고, DPAA 실험실로 보내져 신원 확인 작업을 거쳤다.
DPAA는 인류학적 분석, 정황 증거, 유전자 감식 등의 방법을 이용해 작년 4월 14일과 20일에 각각 밀라노와 바우먼의 신원을 최종적으로 확인하고 가족을 수소문했다고 밝혔다.
밀라노의 유해는 곧 유타주 옥든에 안장될 예정이다. 정확한 날짜는 아직 공지되지 않았다.
바우먼의 유해는 오는 5월 15일, 70년 전 떠나온 고향 땅 유니언에 묻힐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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