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사전연습 돌입…국방부, 北반발에 “한미동맹 차원서 결정할 사안”
김여정 “대가 치를 자멸적 행동”…오후 연락사무소·군통신선 불통
한미훈련 이후 통신선 복원 가능성도…북, 2009년 훈련기간 일시 단절 후 정상화
한국과 미국 군사 당국이 10일 하반기 연합훈련 사전연습에 돌입했다.
북한은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나서 남측과 미국을 싸잡아 비난한 뒤 남북 연락채널을 통한 정기통화에 응답하지 않으며 불만을 드러냈다.
한미는 16일부터 시작될 연합훈련에 앞서 이날부터 사전연습 격인 위기관리 참모훈련(CMST)에 돌입했다.
김 부부장은 또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자멸적인 행동”이라며 “거듭되는 우리의 경고를 무시하고 강행하는 미국과 남조선 측의 위험한 전쟁 연습은 반드시 스스로를 더욱 엄중한 안보 위협에 직면하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은 이날 오후 공동연락사무소 채널과 군 통신선 정기통화에 응답하지 않았다. 남북 간 통신연락선이 지난달 27일 전격 복원된 이후 14일 만에 다시 불통 상황을 맞은 것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지금 시점에서 완전히 끊겼다고 판단하기 아직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는 11일 다시 북측에 연락을 시도할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 등으로 무력 도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지만, 지금까지 특이 동향은 포착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 관계자는 “한미 정보당국 간 긴밀한 공조 하에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추가로 설명할 만한 활동은 없다”고 말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중요한 건 어떤 경우에도 한반도 긴장이 고조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며 “최근 양 정상 간 친서 교환 과정에서 확인된 한반도 평화 정착과 남북관계 발전을 향한 의지가 존중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연합훈련은 한미가 결정할 사안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연합훈련은 한미 양국이 동맹 차원에서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주 시작되는 본훈련에 대해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과 한반도 평화정착 노력 등을 고려해 시기와 규모, 방식 등에 대해 한미가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한미훈련기간에만 일시적으로 통신연락선을 차단했다가 이후 복원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 2009년 3월 9일 한미 합동 ‘키리졸브’ 훈련 당시에도 일방적으로 군 통신선을 단절하고 개성공단으로 가는 경의선 육로 통행도 차단했다가, 훈련이 끝난 다음날(그해 3월 21일) 곧바로 군통신선과 육로 통행을 정상화했다.
올해 후반기 연합지휘소훈련(21-2 CCPT)은 16∼26일로 예정됐다.
예년처럼 방어(1부)와 반격(2부) 등의 시나리오 그대로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의 지휘소연습(CPX)으로 진행되지만, 코로나 상황 등을 고려해 전반기 훈련 때보다 참여 인원이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반기 훈련과 마찬가지로 전작권을 행사할 미래연합사령부의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은 이번에도 이뤄지지 않아 연내 전작권 전환 시기를 도출하겠다는 한국군과 정부의 계획은 무산될 전망이다.
한편 한미는 16일 본훈련 시작 직전에 시기와 규모 등을 공동발표하고 관례에 따라 북한-유엔군사령부 직통전화로 북측에 훈련 일정과 성격 등을 통보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