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측근·야권 인사, 언론사 사주 포함설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및 로비 의혹 인사들의 명단에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장동 사업 투자사인 화천대유로부터 거액을 이미 받았거나 거액을 받기로 약정했다는 이른바 ’50억 약속 클럽’, 대장동 사업 구조를 설계한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에 등장한다는 이른바 ‘정영학 리스트’가 거론되면서다.
30일 정치권에는 미확인 리스트가 여러 버전으로 나돌며 뒤숭숭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여야는 이들 리스트에 이재명 경기지사의 측근 인사나 국민의힘 관계자,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법조계 인사, 언론사 사주 등이 포함됐을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정치권에 돌아다니는 리스트 중 하나는 국민의힘이 지난 22일 사정기관에 계좌 추적을 요청한 15명의 명단이다.
당시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내놓은 명단은 이○○, 유○○, 홍○○, 정○○, 박○○, 김○○, 남○ 등으로 이름과 직책 없이 성만 공개됐다.
이를 토대로 정치권에서는 해당 명단에 남욱 변호사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박영수 전 국정농단 특검을 포함한 법조계 인사, 화천대유 및 천화동인 관계자, 경제 매체 대주주 등이 포함됐을 것이란 추측이 나오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당에 들어오는 각종 제보를 토대로 해당 명단을 취합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정 회계사의 녹취록을 입수했는지는 당 차원에서 공식 확인을 하지 않고 있다.
이와 별도로 이른바 ’50억 약속 클럽’ 명단에는 아들이 화천대유 재직 후 퇴직금 등의 명목으로 50억원을 받은 곽상도 의원, 딸이 화천대유에서 근무한 박영수 전 특검뿐 아니라 여권 인사도 포함됐다는 주장이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나온다.
일부에서는 50억 클럽에 성균관대, 경기도 평택 출신 등 학연과 지연으로 얽힌 정치계·언론계 인사들이 포함됐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이날 ’50억 약속 클럽’을 거론하며 “법조계 인사 중에서 언급된 인물들, 민주당과 친분이 있었던, 이재명 경기지사와 친분이 있는 인사도 있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대장동 사업의 설계자가 이재명 지사인 만큼 명단이 추가로 공개돼도 우리보다는 민주당에 훨씬 더 치명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곽 의원 외에 야권에서 추가 연루자가 나올 경우 ‘대장동 의혹’의 본질이 가려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명단에 대해서는 전혀 모른다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설령 있더라도 야권 인사들이 더 위험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현재까지 드러난 관계자들의 면면도 야권에 가까운 얼굴들이라는 것이다.
민주당 이소영 대변인은 ’50억 클럽’에 이 지사와 친분이 있는 인사도 포함됐다는 국민의힘 주장에 “민주당의 의원이나 관계자도 아니고 ‘민주당과 친분이 있던 인사’라며 냄새를 피우고 마는 일은 듣지도 보지도 못한 폭로”라고 반박했다.
민주당도 내부적으로는 정보를 교환하며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당 관계자는 “(화천대유 관계자들이) 해 놓은 짓이 있으니 여기저기에 보험을 들어놓았을 것이고, 그 보험의 수혜 대상은 상당히 많지 않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