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은 끄집어내라 했나, 누구를…곽종근과 헌재 진실공방

윤석열 대통령과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가 있었는지를 두고 헌법재판소에서 분명한 입장차를 보였다.

6일 열린 탄핵심판 6차 변론에서 곽 전 사령관이 윤 대통령의 지시를 ‘의원들을 끌어내라’고 이해했다고 증언하자 윤 대통령 측은 증언의 신빙성을 파고들었다.

곽 전 사령관은 증인신문에서 윤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선포 이후 ‘국회 안에 있는 인원들을 끄집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그는 작년 12월 4일 오전 0시 30분께 윤 대통령이 비화폰으로 전화해 “아직 의결 정족수가 안 채워진 것 같다. 빨리 국회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인원들을 끄집어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의결 정족수가 채워지지 않았다는 말을 근거로 ‘인원’이란 당시 본회의장 안에 들어가 있던 국회의원들을 뜻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이해했다고 말했다.

반면, 윤 대통령은 전화했다는 사실만 인정할 뿐 어떤 지시를 했다는 사실 자체를 부인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곽 전 사령관 신문이 끝난 뒤 발언권을 얻어 “현장의 상황, 안전 문제 이런 것에 대해 확인하기 위해 전화를 했다”며 곽 전 사령관으로부터 보고를 좀 받다가 그의 현재 위치를 확인한 뒤 “수고하라고 (한 뒤) 전화를 바로 끊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 자체가 없었다며 “만약에 지시했다면 (계엄 해제) 투표가 끝날 때까지 한두 차례라도 저나 장관이 어떻게 된 거냐고 확인하는 게 상례”라며 “방법이 있겠냐고 상의하고 어떻게 해보라, 이렇게 말하는 게 상식이지 다짜고짜 전화해서 의결 정족수 안 되게 막아라, 끄집어내라, 이런 지시가 공직사회에서 상하 간에 가능한 얘기인지, 재판관들께서 상식선에서 들여다봐 달라”고 덧붙였다.

◇ 의원? 요원? 인원?…곽종근은 인원·김용현은 요원

‘끄집어내라’는 지시가 있었던 것이 맞는다고 할 때도 그 대상이 누구였는지는 곽 전 사령관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말이 엇갈린다.

앞서 김 전 장관은 지난달 23일 4차 변론 증언에서 계엄 당시 국회의사당 내 의원들을 끌어내라고 지시했다는 의혹에 대해 “요원들을 끌어내라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군 병력 요원하고 국회 직원들하고 밀고 당기고 하면서 혼잡한 상황이 있었다”며 “잘못하다가 압사 사고가 나겠다, 이러면 국민도 피해가 생기겠지만 장병들도 피해가 생기겠다(고 생각해) 일단 빼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의원’이 아니라 ‘요원’을 빼내라는 지시였는데 곽 전 사령관 등이 잘못 들었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곽 전 사령관은 ‘끄집어내라’는 지시를 윤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들었으며 그 대상은 ‘인원’이라고 증인신문에서 말했다.

곽 전 사령관은 또 윤 대통령이 전화에서 의결 정족수를 언급했으며 당시 707특수임무단 인원이 본관에 들어가지 않았기에 끄집어내라는 대상을 국회의원으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정형식 재판관의 질문에 윤 대통령으로부터 ‘국회의원’이라는 말을 직접 들은 것은 아니라고 답했다.

◇ 尹측 ‘회유 의혹’ 제기…김현태·곽종근 “아니다”

곽 전 사령관은 앞서 나온 여인형·이진우 전 사령관과 달리 적극적으로 증언하며 윤 대통령의 부당한 지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 측은 곽 전 사령관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회유를 받았다는 의혹 제기로 맞섰다.

윤 대통령 측 송진호 변호사는 곽 전 사령관 전에 나온 김현태 707특임단장에게 작년 12월 10일 국회 국방위원회 오전 회의가 끝난 뒤 박범계·부승찬 의원이 ‘다른 사령관들이 말을 맞췄다고 증언해달라’고 요구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김 단장은 “아니다”라며 “대화 내용을 맞춘 것은 없다고 기억하고 사령관이 말을 안 하는 것을 말하도록 유도했다”고 답했다.

앞서 국민의힘 임종득 의원도 4일 국회 청문회에서 대장 출신인 민주당 김병주 의원이 군사령관일 때 곽 전 사령관이 참모로 일한 근무 인연을 언급하며 회유 의혹을 제기했다.

윤 대통령도 발언권을 얻어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의 메모와 곽 전 사령관의 ‘김병주 TV’ 유튜브 출연을 두고 “내란 프레임과 탄핵 공작이 시작된 것으로 보여진다”고 했다.

윤 대통령 측은 곽 전 사령관 진술이 계속 바뀌었다며 신빙성도 지적했다. 국회에 나와 여러 번 진술하는 과정에서 통화 시점, 횟수, 구체적 지시에 관한 진술이 조금씩 바뀌었다는 주장이다.

곽 전 사령관은 “회유당한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끄집어내라’는 말을 들었다고 밝히지 않다가 뒤늦게 고백한 이유에 관해 “도저히 이 부분들을 제가 더 감추고 넘어간다고 될 성질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구체적 표현이 바뀐 이유는 윤 대통령이 국군통수권자인 점을 감안해 순화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김형두 재판관은 곽 전 사령관에게 ‘구속기소 돼 있는데 진술거부권을 한 번도 행사하지 않고 다 얘기했다’며 자수서를 제출한 이유를 물었다.

곽 전 사령관은 “(계엄 관여) 지휘관들이, 모든 상황이 다 처벌받는 소리가 저한테 계속 들어왔다. 그래서 사실대로 정확하게 얘기하지 않으면 문제가 정말 생기겠다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이 과정에서 “12월 5일 김용현 장관이 비화폰은 녹음이 안 되니까 당당하게 가라고 얘기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정형식 재판관은 윤 대통령 통화에서 들은 지시에 관한 진술이 자수서나 검찰 수사 등에서 조금씩 달라진 점을 지적했다. 또 이전에 국회나 법정, 수사기관에서 진술하거나 조사받은 적이 있는지 물었고, 곽 전 사령관은 처음 겪는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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