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 수송기 타고 인천공항 도착…나머지 13명도 조만간 들어올 듯
코로나 음성이면 진천 인재개발원으로 이동…장기체류 자격 부여 예정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김동현 기자 = 과거 한국을 도왔던 아프가니스탄인 협력자와 그 가족 378명이 한국군 수송기를 타고 마침내 탈레반 위협에서 벗어나 ‘희망의 땅’에 발을 디뎠다.
정부가 분쟁 지역의 외국인을 이처럼 대규모로 국내 이송한 것은 처음이다.
이들을 태운 다목적 공중급유 수송기 KC-330은 26일 오후 4시24분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한국 시간으로 새벽 4시53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공항을 출발해 약 11시간을 비행했다.
전체 입국 대상인 391명 가운데 이슬라마바드 공항에 남아있는 13명은 다른 한국군 수송기를 타고 조만간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지난 수년간 주아프간 한국 대사관, KOICA(한국국제협력단), 바그람 한국병원, 바그람 한국직업훈련원, 차리카 한국 지방재건팀 등에서 의사와 간호사, 정보기술(IT) 전문가, 통역, 강사 등으로 일한 전문인력과 그들의 가족이다.
가족 중에는 신생아를 포함해 5세 미만의 영유아도 상당수 포함됐다.
상황 점검을 위해 인천공항을 찾은 최종문 외교부 2차관은 “현지 대사관 보고에 의하면 태어난 지 한 달밖에 안된 신생아도 있다고 하는데 다행히 건강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공항 내 별도 장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 등 방역 절차를 거친 뒤 공항 근처 임시시설에서 대기하다 음성이 확인되면 27일 오전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이들은 인재개발원에서 6∼8주간 머물며 2주 격리 뒤 정착 교육을 받을 예정이며, 그 이후엔 정부가 마련한 다른 시설로 옮겨질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이번 입국자들에게 우선 최장 90일간 국내에 체류할 수 있는 단기비자(C-3)를 발급하고, 이후에 장기체류 비자로 일괄 전환할 예정이다. 인재개발원에서 임시생활 단계를 마치면 취업이 자유로운 거주(F-2) 비자가 발급된다.
정부는 아프간에서 탈레반의 공세가 거세진 8월 초부터 민간항공기를 이용해 한국을 도운 아프간인들의 국내 이송을 준비했지만, 상황이 급박해지자 지난 23일 한국군 수송기 3대를 현지에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