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국 법무부 차관이 27일 오전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아프가니스탄 특별입국자 초기 정착 지원과 관련해 브리핑하는 도중 관계자가 뒤쪽에서 무릎을 꿇고 우산을 받쳐주고 있다.
그런데 뜻밖의 논란이 터졌다.
이른바 강성국 법무부 차관의 ‘황제 의전’ 논란이다.
지난 27일 아프가니스탄인들이 진천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 입소 직후 강 차관이 브리핑을 진행했는데 브리핑을 하는 동안 강 차관에게 우산을 씌워준 직원의 자세 때문이다.
비가 오는 가운데 아스팔트 바닥에 무릎을 꿇고 강 차관에게 우산을 씌워 주는 모습. 하루 종일 온라인에서는 ‘지금이 조선시대냐’, ‘갑질이다’, ‘차관은 손이 없냐’ 등등 비판이 이어졌다.
특히 일부 언론에서는 ‘대통령도 자기 우산은 자기가 든다’라는 표현을 하며 강 차관의 인성을 저격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장에서 이를 직접 본 기자로서 ‘뭔가 이상하고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사진 자체가 민망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황제 의전까지는 아니지 않나’ 하는 의견이다.
속사정은 따로있다.
강 차관이 브리핑을 하는 동안은 꽤 많은 양의 비가 계속 쏟아졌다.
현장에 있는 사람이라면 누가 봐도 강 차관이 혼자 우산을 들고 브리핑을 하기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대여섯 장의 종이를 넘겨가며 브리핑을 해야 하는데 한손으로 우산을 들고 할 수는 없었다. 누군가는 우산을 씌워줘야 하는 상황이었다.
브리핑이 시작될 즈음, 강 차관 옆으로 우산을 든 법무부 직원이 나타났다.
그 직원은 처음에는 차관 옆에 있었는데 방송용 카메라 기자들 사이에서 자세를 낮출 것을 요구하는 말이 나왔다.
직원은 곧바로 자세를 낮췄고 엉거주춤 옆에 쪼그리고 앉았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다시 “뒤로 가세요”라는 말이 터져나왔다.
그렇게 해서 그 법무부 직원이 강 차관 엉덩이 근처에 얼굴을 대는 민망한 상황이 연출됐다.
문제는 이를 촬영한 사진과 영상이다.
속사정을 모르는 독자들은 당연히 황당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상황을 연출한 것이 법무부 차관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강 차관 뒤로 가라고 지시한 것은 차관이 아니라 다름 아닌 기자들이다.
직원은 자신의 몸과 손이 카메라에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 몸을 점점 낮추며 이런 자세, 저런 자세를 취하다 결국 가장 편한 무릎을 꿇는 자세(사진)를 선택한 것이다.
강성국 차관의 성향과 성품은 물론 법무부 분위기가 어떤지도 잘 모른다.
법무부를 변호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사실 수십 개 중앙언론사가 모여든 취재현장을 다녀본 경험도 별로 없다.
하고 싶은 말은, 대다수 중앙언론사가 보도하는 ‘황제 의전’이 ‘좀 잘못됐다’라는 것을 말하고 싶을 뿐이다.
기자가 바로 옆에서 지켜보자니 법무부 직원은 힘겨워 보였다.
오리걸음 자세로 그것도 무거운 우산을 들고, 우산을 부여잡은 손과 팔이 떨리기도 했다.
더욱이 양복은 비로 흠뻑 젖었다.
‘처음부터 천막을 치고 했어야 했는데’, ‘그냥 강 차관 옆에서 꼿꼿이 서서 우산을 들어줘도 되지 않나’, ‘아니면 다른 사람과 교대로 했어야 했는데’ 등등 기자도 현장에서 여러 생각이 들었다.
27일 많은 언론사들이 아프간인 관련 소식 못지않게 강 차관 ‘황제 의전’ 논란을 보도했다.
청년정의당과 국민의힘은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요구했고 결국 강 차관은 사과했다.
논란의 제공자는 기자들이었음에도 강 차관은 ‘황제 의전’을 받은 ‘갑질 상사’가 됐고 사퇴압박까지 받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27일 강성국 차관의 ‘황제 의전’ 논란은 잘못됐다.
그리고 그 원인을 제공한 이들은 법무부가 아니라 기자들이었다.
–충북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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