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4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하려던 계획을 뒤집어 이를 유보하기로 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애초 오늘 오후 5시 30분 탄핵안을 발의하기로 했지만,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헌법재판관 후보자들의 임명 동의가 이뤄졌을 때 한 권한대행이 이들을 즉시 임명하는지 여부를 지켜보기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그동안 민주당은 상설특검 후보에 대한 추천을 즉시 의뢰할 것, 김건희 특검 및 내란 특검을 즉시 공포할 것, 헌법재판관을 지체 없이 임명할 것 등을 요구해왔다”며 “26일에 우리의 요구사항이 이행되는지 인내를 갖고 기다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26일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탄핵안을 발의해 27일 본회의에 보고하겠다는 것이 민주당의 입장이다.
박 원내대표는 “26일이 마지막 기회다. 한 권한대행은 국민의 명령을 받들어 내란 종결에 적극 협조하라”고 강조했다.
앞서 민주당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열어 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안을 이날 바로 발의하는 것으로 방침을 정했고, 이에 따라 민주당은 이날 오후 탄핵안 작성을 완료했다.
윤종군 원내대변인은 기자들을 만나 “탄핵 사유는 5가지로 정리했다”며 “국무총리로서의 사유가 3가지, 권한대행으로서의 사유가 2가지”라고 설명했다.
국무총리로서 탄핵사유로는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을 건의한 점, 비상계엄 당일 밤 국무회의를 소집하는 등 내란에 동조한 점, 대통령의 권한이 종료되기 이전 ‘한덕수-한동훈 체제’를 통해 또 다른 권력을 행사하려 했던 점” 등이 포함됐다.
권한대행으로서 탄핵사유로는 “내란 상설특검 임명 의무를 열흘째 방기해 내란 수사를 방해한 점, 헌법재판관 임명에도 거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빠른 내란 종식 의무를 해태한 점” 등을 명시했다고 윤 원내대변인은 설명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탄핵안 국회 제출 시각에 대해 언론 공지까지 마친 뒤, 접수가 예정됐던 현장에 모인 취재진을 상대로 탄핵안 제출을 보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민주당이 입장을 번복한 것과 관련,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들을 만나 “의총 때에는 탄핵안 발의에 대한 모든 의원의 의지가 강했으나, 지도부가 그 이후 마지막 판단을 하면서 한 총리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주자는 결론이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탄핵안 발의를 보류해도 본회의에 보고되는 날짜는) 하루 차이에 불과하다”며 “한 권한대행이 26일에도 헌법재판관 임명을 하지 않으면 이는 내란 동조가 되고, 이를 온 국민이 지켜보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 권한대행 측에서 탄핵안 발의와 관련해 별도의 연락이 왔느냐’. ‘헌법재판관 임명과 관련한 긍정적 메시지가 왔느냐’는 질문에는 “연락할 일이 뭐가 있겠나. 지금까지도 충분히 언론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얘기해온 것 아닌가”라며 “총리실에서 지금까지 긍정적인 시그널이 온 것은 없었다”고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