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홍 돈횡령’ 친형 재판 ‘누가 썼나’ 증언…형 감싼 부모

아버지 “형을 도둑 몰아”·모친 “아내 가스라이팅”…사생활 폭로 주장도

검찰, ‘박수홍 돈관리 주체·부친 계좌 입금·가족들 법카 사용’ 캐물어

방송인 박수홍(53) 씨의 개인 돈과 기획사 자금 등 수십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친형 진홍(55) 씨의 재판에 부모가 증인으로 나와 형을 감쌌다.

박씨의 아버지(84)씨와 어머니인 지모(81)씨는 13일 오후 서울서부지법 형사11부(배성중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진홍 씨 부부의 공판에 각각 검찰과 피고인 측 증인으로 출석했다.

검찰은 박씨 통장 등 개인 자산을 누가 관리했는지, 진홍씨가 관여한 적이 있는지 등 혐의 사실에 관한 입장을 캐물었다.

박씨의 형은 박수홍씨 연예계 생활 관리를 위해 운영한 기획사 자금을 빼돌리고 법인카드를 가족 등이 사적으로 쓴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어 “가족들의 통장을 모두 박진홍이 관리했느냐”는 질문에는 박수홍씨 개인 통장은 자신이 갖고 있고 진홍씨는 못 봤다고 주장했다.

또 박수홍의 통장에서 생활비 명목으로 인출된 금액은 자신과 아내가 사용한 것이며 진홍씨 부부가 사용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검찰은 진홍씨가 운영하던 연예기획사 메디아붐 등에서 박씨의 부친 명의 계좌에 주기적으로 돈이 입금된 데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면서 경위를 캐물었다.

이에 박씨 부친은 박수홍씨의 비자금을 위한 것이라는 취지로 답했다. 비자금이 왜 필요한지 묻는 검사의 물음에는 박씨가 교제하는 여성에게 쓸 돈을 마련하기 위해 현금을 확보해 둔 것이라고 주장했다.

형법상 직계혈족과 동거 친족 등 사이에 발생한 재산범죄에 대해선 ‘친족상도례’라는 특례가 인정돼 처벌되지 않는다. 박씨는 따로 가계를 꾸려 생활해온 형 부부를 상대로 법적 분쟁을 이어왔다.

박씨 부친은 “30년이 넘도록 수홍이를 가사도우미처럼 케어했다. 그런데 우리를 ‘빨대’ 취급한다. 우리가 무슨 흡혈귀냐”며 “지금 와서 형을 도둑놈으로 모는데 이렇게 억울한 일이 어디에 있느냐”고 격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모친도 법정에 들어서기 전 취재진과 만나 박수홍씨가 아내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씨의 돈을 함부로 쓰지 않았다고도 했다.

박씨 부모는 자신들이 박씨 형 회사인 메디아붐의 법인카드로 상품권을 구매하고 이를 마트 등에서 물품 구입에 사용한 경위에 대한 질문에는 세금이 절감된다는 자녀들 말에 따른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진홍 씨는 2011∼2021년 박씨 매니지먼트를 전담하면서 1인 기획사 법인 자금과 박씨 개인 돈 61억7천만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로 지난해 10월 재판에 넘겨졌다.

형수 이모(52)씨도 일부 횡령에 가담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들은 2021년 박씨의 고소로 법적 분쟁이 불거지자 출연료와 법인 계좌에서 돈을 빼내 자신들 변호사 비용으로 쓴 혐의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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