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하게 많은 의료진 접종 목표”…대기·접종·관찰·백신보관 구역 세분화
대기구역 ‘접종대상 선별’이 핵심…접종구역서 의사 최종 예진후 간호사가 접종
관찰구역엔 중증 이상반응 위한 ‘응급처치실’…백신은 국방부서 엄격 관리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이 1순위 백신 접종 대상자로 선정된 가운데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 설치된 ‘중앙예방접종센터'(이하 접종센터) 내부가 1일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국내 첫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위해 마련된 접종센터는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많은 의료진을 대상으로 접종을 시행하는 동시에 전국에 설립될 백신 센터의 기반이 되는 모델링 데이터를 생산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국립중앙의료원의 신축 이전 예정 부지인 옛 미군 공병단 터에 자리 잡은 접종센터는 당초 코로나19 확진자 격리 병동으로 쓰이던 3개 동 가운데 1개 동을 별도의 백신 접종 공간으로 전환한 것이다.
접종센터는 크게 체온을 측정하고 문진표를 작성하는 ‘대기 구역’과 예진·백신 접종이 이뤄지는 ‘접종 구역’, 접종 후 이상 반응을 모니터링하는 ‘관찰 구역’, 백신의 보관이 이뤄지는 ‘백신보관 구역’ 등 4개 구역으로 나뉜다.
우선 대기 구역이 마련된 건물 외부에는 접종 대기부터 접종 후 관찰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발생할지 예측하기 위한 넓은 주차장 부지가 확보된 상태다.
대기 구역 내부로 들어가면 체온 측정을 거쳐 정상 체온이 확인되면 번호표를 받고 바닥에 붙은 노란 선을 따라 접수 대기 좌석에서 기다리게 된다. 여기서 1차로 접종 대상자를 선별하며, 이후 문진표를 바탕으로 2차 선별이 이뤄진다.
김연재 중앙감염병병원 운영센터 연구개발팀장은 “접수 대기는 단순 대기가 아니라 접종 대상자를 선별한다는 점에서 (다른 백신과) 다르다”며 “접종 대상자를 정부에서 지정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접수 대상자 확인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문진표에는 임신·기저질환 여부와 알레르기 과거력, 현재 복용 중인 약에 대한 내용을 작성하도록 돼 있다.
대기 구역 내 좌석 등받이에는 ‘앉지 마세요’라고 적힌 노란 스티커가 붙어있어 대기자 간의 1m 거리두기를 지킬 수 있도록 했다.
접종 대상자로 확인되면 바닥에 붙은 화살표 스티커를 따라 실제 접종이 이뤄지는 건물로 가기 전 잠시 대기하게 된다.
이때 대기자들 정면에 마련된 TV에서 백신의 효능이나 주의점, 이상반응에 대한 교육자료 영상을 시청하게 된다.
이후 2차 체온 측정을 마치면 대기 중인 별도의 진행요원이 접종 대상자를 접종 구역으로 안내한다.
실제 접종이 이뤄지는 ‘C동’도 세부적으로 예진실과 접종실, 접종 후 관찰실 등 3개 구역으로 나뉜다.
대기 구역에서의 시행된 예진에 이어 접종 구역 내 예진실에서는 의사의 최종 접종 여부에 대한 판단이 내려진다.
대상자는 의사가 1명씩 배치된 4개 부스 중 한 곳에서 최종 접종 가능 여부 판단을 받게 되며, 이후 접종실에서 4명의 접종 담당 간호사 중 1명에게 백신을 접종을 받는다.
김 팀장은 “백신 투여 담당 의료 인력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며 “예진 의사 인력과 접종 간호사를 4팀으로 운영하면서 하루 600명을 접종하는 것을 초기 목표로 잡고, 거기서 일부 줄이거나 늘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대기 구역과 접종 구역에 이르는 동선에는 중간마다 대기공간이 있는데, 이는 일부 구간에서 환자 몰리거나 밀리는 것 막기 위한 것이다.
접종 후 관찰실도 일반 관찰실과 집중 관찰실, 응급처치실로 구분된다.
별다른 이상반응이 없는 대상자는 접종 후 15분간 이곳에서 대기하면 되며, 접종 위험군은 30분 동안 대기한다.
김 팀장은 “알레르기 과거력이 있는 경우(접종 후) ’30분 대기’를 생각하고 있다”며 “일반적으로 기저질환이나 특별한 위험성이 없는 경우에는 15분 대기로 보면 된다”고 전했다.
다만 김 팀장은 응급처치실과 관련해 “접종 후 ‘아나필락시스’ 등 급성 과민성 반응이 나타나면 일부 환자는 혈압이 떨어지거나 기도 부종으로 호흡이 어려워지는 응급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며 “이때 기도 삽관이나 심폐소생술, 수액 공급을 하기 위해 마련된 공간”이라고 부연했다.
응급처치 이후에 추가적인 치료가 필요할 경우에는 바로 병원으로 이송되며, 이를 위해 구급차 1대와 응급구조사 1명이 상시 대기할 예정이다.
이와 별개로 접종 공간에는 무균 상태에서 백신 주사를 제조하는 ‘주사 준비실’이 마련돼 있다.
주사 준비실 내 ‘클린 벤치’에서는 초저온 냉동고에서 해동한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을 정량씩 주사기에 옮기는 작업이 진행된다.
김 팀장은 “입고된 백신은 냉동상태로 보관되며, 접종 대상자 수를 전날 미리 받아 필요한 양만 해동한다”며 “해동된 백신은 접종구역으로 옮기고, 거기에 식염수를 넣어 한 바이알(병)당 5∼6명분의 백신(주사)을 만들어 낸다”고 설명했다.
현재 백신의 저장과 유통은 국방부가 전담해 관리하고 있다.
국방부는 군을 동원해 ‘백신 보관 구역’을 통제 구역으로 설정하고 보안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여기에는 2대의 초저온 냉동고와 1대의 냉장고가 마련돼있다.
이 중 초저온 냉동고의 경우 가동 중인 1대에서 전력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보조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1대를 추가로 준비한 것이다.
한편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도입을 앞두고 운송과 접종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돌발 상황에 대비해 질병관리청·식품의약품안전처·국토교통부·국방부·관세청 등 백신 유관부처가 모두 참여한 모의훈련을 이날부터 시작했다.
3일까지 이어지는 훈련에서는 백신 수송에서 필수적인 ‘콜드체인'(냉장유통) 유지에 초점을 두면서 혹시 모를 백신 탈취 시도나 차량 사고 등 여러 가능성을 점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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