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제작 후 16년 넘게 방치, 예산낭비사례 단골 등장
24일 군에 따르면 괴산읍 고추유통센터 광장에 있는 이 가마솥은 지름 5.68m, 높이 2.2m, 둘레 17.8m, 두께 5㎝로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제작에 들어간 주철만 43.5t이다.
김문배 전 군수 시절인 2003년 군민 화합을 도모하자는 취지로 성금 등 5억여원을 들여 만들었다.
워낙 규모가 커 몇 차례 실패 끝에 2년의 제작기간을 거쳐 2005년에야 위용을 드러냈다.
‘세계 최대’를 내세워 기네스북에 도전했으나, 더 큰 호주 질그릇에 밀렸다.
군민 화합 차원에서 밥 짓기, 옥수수 삶기, 팥죽 끓이기 등 이벤트에도 사용해 봤지만 조리가 잘되지 않았다.
가마솥 바닥이 두껍다 보니 위아래 온도 차가 너무 컸다. 이 때문에 밥을 하면 가마솥 아래는 모두 타고, 위는 설익는 ‘3층 밥’이 됐다.
결국 2007년부터는 이런 이벤트마저 중단됐다.
거대한 솥을 보기 위해 멀리서 찾아오던 이들의 발길마저 끊기면서 지금은 지방자치단체의 대표적인 예산낭비 사례로 지목되는 불명예까지 떠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가마솥을 다른 장소로 옮겨 관광용을 활용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송인헌 군수는 지난 16일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가마솥을 산막이옛길 입구로 옮기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산막이옛길을 찾는 많은 관광객에게 볼거리로 제공하자는 것이다.
지난해 산막이옛길에는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26만8천여명에 달하는 관광객이 다녀갔다.
하지만 43.5t에 이르는 가마솥을 6∼7㎞ 떨어진 곳까지 옮기는 방법이 간단치 않다. 이전 비용도 2억원 이상 소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송 군수는 “군민의 성금을 모아 제작한 가마솥을 무작정 방치하는 건 옳지 않다”며 “주민의견을 다각도로 수렴해 최적의 활용 방안을 찾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