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5일 경기도 양평과 여주, 충북 음성과 진천 등 경기와 충청권 ‘중원’ 지역을 차례로 방문해 지역 주민들을 만나는 ‘경청투어’ 일정을 이어갔다.
이 후보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유죄 취지 파기환송으로 당은 사법부를 겨냥한 총공세에 나선 상황이지만, 이 후보 본인은 민생·경제 이슈를 앞세워 중도층 표심을 공략하는 등 당과는 차별화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 후보는 경기 여주에서 운영 중인 태양광 발전시설을 살펴본 뒤 이처럼 재생에너지를 주민들의 수익으로 연결하는 사업 모델을 지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주시는 구양리에 태양광발전소를 마을 주민 공동부담으로 건설한 뒤 이 수익금을 공유하는 형태의 사업을 운영 중이다.
이 후보는 해당 사업에 대해 설명을 들으며 “아주 모범적으로 잘 하셨다”며 “에너지 수입을 한다고 돈을 날리며 이 사업은 왜 안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지역 주민들을 만나서 간담회를 하면서도 “(이 같은 사업을) 안 할 이유가 없다. 제가 봐도 바람이나 자연에너지를 이용한 수익 상품이 최강이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마을 공동체 사업을 펴는 과정에서 부유한 사람은 규제하고 빈곤한 사람은 지원해줘야 한다는 취지로 마을 이장이 의견을 내자, 이 후보는 “내가 이런 말을 하면 ‘빨갱이’, ‘사회주의자’ 이렇게 (비판받기도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지역 주민이 영농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호소하며 “(농작물) 수급 관리를 할 책임이 정부에 있는데 농민에게 (부담을) 떠넘기고 있다”고 말하자, 이 후보는 “그런 게 사회주의죠”라고 맞장구를 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윤호중 선대위 총괄본부장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극우 내란 기득권 세력들은 폄훼와 모함과 검찰권 남용과 군사 반란 시도 등 온갖 불법과 꼼수로 국민과 이재명 후보 사이를 이간질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을 악마화하는 것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없어 보인다”고 비판했는데, 이 역시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한편, 이 후보는 여주의 한 식당 앞에서 한 연설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사태를 비판하면서 민주당에 대해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투표할 때) 잘 뽑아야 하는데, ‘나는 빨간색을 좋아하니 나쁜 놈도 상관없다’, ‘나는 파란색이 좋으니 상관없이 파란색 뽑겠다’ 하는 경우가 있다”며 “문제는 이렇게 하니 정치인들이 국민을 무서워하지 않게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말로 국민을 무서워했다면 어떻게 군정을 하겠다며 쿠데타를 벌이겠나”라며 “그런 사람을 국민이 뽑은 것이 문제인데, 국민의 문제는 아니다. 제가 부족해서 그렇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투표가 총알이다. 윤 전 대통령이 국민을 향해 겨눈 자동소총 총탄보다 더 강한 것이 국민의 투표지”라며 지지를 거듭 당부했다.
이 후보는 이날 테러 우려를 의식한 듯 방탄복을 착용하고 일정을 소화했다.
그러면서도 어린이날인 이날 일정 도중에는 지역 문방구에서 아이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보였다.
이 후보는 한 어린이를 포옹한 뒤 “선물을 해줄 수는 없고 사진을 찍자”며 함께 사진을 찍었고, 이후 “우리는 (어렸을 때) 어린이날이 있는 줄도 몰랐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지역 방문에 앞서 오전에는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조계사에서 열리는 봉축법요식에 참석했다.
이 후보는 봉축사에서 “부처님은 왕족의 지위를 버리고 출가해 만인이 존귀하며 누구나 평등하다는 가르침으로 모두를 일깨웠다”며 “위기 극복과 국민통합의 사명 앞에 선 정치의 본령도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서로 다른 생각을 하나로 화합하는 ‘화쟁’, 다양한 사상과 다른 종교나 철학까지도 각기 특성과 가치를 인정하며 하나로 아우르는 ‘원융회통’의 정신으로 공존·상생하라는 부처의 말씀을 등불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다음날에는 증평·보은 등 충북지역을, 7일에는 장수·임실·전주 등 전북지역을 방문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