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서울시 청소년상담복지센터서 간담회 개최
“가정서 정서적 지지 못 받고 온라인 자살·자해 콘텐츠 접해”
“성인과 만날 수 있는 앱을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썼던 한 내담자(상담을 받는 사람)는 ‘아무도 왜 그 앱을 썼는지 묻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부모에게서 정서적 지지를 얻지 못했고,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는 가운데 온라인에서는 공감을 얻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23일 여성가족부가 서울시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 개최한 현장 전문가 간담회에서 김보미 서울시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상담팀장은 이같은 내담자 사례를 소개하며 “청소년 유해매체 차단, 모니터링도 중요하지만, 청소년들이 (유해매체에) 빠질 수밖에 없는 원인을 상담으로 찾아 대처 방안을 마련하고 공감해주는 작업도 병행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이어 “저도 아이 키우기가 어려운데 일반 부모는 얼마나 어렵겠냐”라며 “양육에 대한 부모 교육을 널리 보급하는 시스템이 구축되면 좋겠다”라고 제언했다.
청소년 비대면 상담 서비스인 청소년상담 1388로 전화를 걸었을 때 상담사 연결이 잘되지 않는 문제를 신속히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복재 서울시 청소년정책과장은 “청소년 문제 해결의 첫 게이트는 1388인데, 어제부터 오늘까지 계속 통화 연결이 안 된다. 예산 확보와 시스템 구축 때까지 기다리면 내년 후반이나 돼야 할 텐데, 그 사이에 아이들은 다 떠나버린다”라고 우려했다.
유혜진 서울시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소장도 “하루에 100건 정도 1388로 전화가 오는데, 한 사람이 전화를 받고 있으면 통화 중일 때가 많다”라며 “전화를 되거는 건 익명성 보장 문제 때문에 어렵고, 자살·자해 위기가 감지되면 경찰에 연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현장 종사자들은 이 밖에도 정서·행동문제 치유센터인 국립청소년디딤센터에서 진행할 마약 치유과정을 확대할 것을 건의했다.
이번 간담회는 여가부가 윤석열 정부 출범 1주년을 계기로 국정과제인 위기청소년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 여가부는 지난 9일 발표한 ‘신·변종 유해환경으로부터 청소년 보호 강화 방안’을 현장 종사자들에게 설명하고 종사자들의 고충을 청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