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으로 인한 물 부족에 개체 수 늘어난 토끼 떼까지 ‘설상가상’
스페인에서 극심한 가뭄으로 굶주린 토끼들이 농장을 습격하는 상황이 벌어져 가뜩이나 가뭄과 산불 등으로 고전 중인 현지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가뭄으로 토끼가 뜯어 먹을 신선한 풀이 사라졌는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번식력이 왕성한 토끼의 개체수가 급격하게 늘어나 최근 토끼 떼가 곡물과 포도·올리브나무를 향해 맹렬히 돌격하고 있다고 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4일(현지시간) 심각한 가뭄을 겪고 있는 스페인 북동부 카탈루냐주의 농민들이 물 부족에 더해 농작물을 먹어 치우는 토끼들로 인한 재앙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가뭄 때문에 풀과 물이 부족해지자 토끼들이 농장으로 달려와 어린 밀과 보리, 포도 등 과일나무 껍질을 먹어 치우고 있다는 것이다.
카탈루냐의 농민 알렉 푸아는 “팬데믹으로 2년간 아무도 토끼 사냥을 할 수 없었고 토끼들은 점액종증(토끼에게 치명적인 바이러스)에 면역까지 생겼다”며 “암컷 토끼는 두 달마다 7~8마리의 새끼를 낳는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카탈루냐주 정부는 오는 9월까지 25만마리 이상의 토끼를 사살해야 한다고 밝혔으나, 이는 고령화됐고 그 수도 줄어든 이 지역 사냥꾼들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는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토끼 개체수를 줄이기 위해 주 정부는 토끼 굴에 넣으면 독성 포스핀(인의 수소화합물) 가스를 방출하는 인산 알루미늄 사용을 허가하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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